[이사람] 이수은 WCG 대표

이수은 WCG 대표
이수은 WCG 대표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8년 만에 귀환했습니다. 국내팬들의 에너지를 받아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원기충전의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이수은 월드사이버게임즈(WCG) 대표는 8일 ‘e스포츠 올림픽’인 WCG가 시작된 부산 벡스코를 찾아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부터 나흘간 열릴 ‘WCG 2011’은 지난 1년간 전 세계를 돌며 보여준 뜨거운 열기를 최고조로 모아낼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경기를 개최하는 호스트시티의 적극적인 지원없이는 원활한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부산은 영상문화산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데다 부산영화제나 지스타 등 국제행사 경험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이번 WCG에는 60개국 600여명의 선수단이 참여한다. 올해는 나미비아, 몽고, 벨기에, 에쿠아도르, 엘살바도르, 이란,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필리핀 9개 신규국가가 추가됐다. 지구 반대편에서 이틀에 걸쳐 비행기를 타고 온 선수도 있다. 심판, 파트너, 관계자, 기자들까지 전체 규모가 1300명에 이른다. 효성의 섬유사업 수출을 맡아 십 수년을 해외를 누빈 이 대표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임계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없었다면 넘지 못했을 어려운 일들도 많았다.

 “WCG는 단순히 e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치를 수 없는 행사입니다. 수십 개 나라에서 온 선수들의 언어, 문화, 정치, 생활 전반에 걸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정치적으로 분쟁 관계에 놓인 선수들을 한 방에 배치하지 않는다던지,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선수들의 식성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야한다. 국가대항전에 해당하는 경기를 앞두고 날카로워진 선수들간 신경전도 고려해야 했다. 지역이나 민족마다 선호하는 게임플랫폼이나 장르도 달랐다. 전 세계에서 10년에 걸쳐 행사를 치른 만큼 쌓여있는 노하우도 실제 올림픽 못지않게 방대해졌다.

 “2009년 중국 청두에서 개최됐던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가 충격에 가까울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8만여명이 왔었는데, 중국 젊은이들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나 열광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 WCG가 다소 침체 분위기인 e스포츠 시장의 새로운 전기로 마련되길 기대했다. 오랜 파트너 관계인 삼성전자 외에도 다양한 후원사를 끌어들였다. ‘스타크래프트2’와 ‘리그오브레전드’ 등 새로운 경기종목이 추가되고 온게임넷 등 방송으로 이어지면서 다시금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 라이선스를 새롭게 받는 과정에서 협회와 방송사, 게임사간 매개자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고민해야 하는 WCG의 미래에도 실마리가 됐다. 내년에는 다시 해외로 발걸음을 돌려 중국 쿤산에서 그랜드파이널을 개최할 예정이다. 새로운 대장정의 출발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이수은 WC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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