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안팎 정보(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종합해주는 IT서비스 대표기업 3사가 내년에만 각각 1000명씩 모두 3000여명을 새로 뽑는다. 삼성SDS, LG CNS, SK C&C다. 3사 창업 이래로 가장 많은 충원이다.
정부가 대·중소기업 공생발전을 위해 80억원 이하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재벌)이 참여하지 못하게 제한한 마당이다. 새 인력을 이렇게 많이 뽑겠다니 쌍수를 번쩍 들 일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질 마당에 많은 인력을 채용하려는 것엔 이유가 있었다. 우물(국내)을 벗어나 세계로 뛸 요량이다. 몇몇 중소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을 묶어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에 안주하던 데서 벗어나 미래와 국제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니 반대할 까닭이 없다.
재벌 계열 IT서비스 기업들이 새 일자리를 한꺼번에 3000개나 만들겠다고 나선 사례는 없었다. 부를 우회 상속할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지적까지 받은 터다. 채용 규모를 더 늘리기를 바랄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무엇을 기여해야 할지를 실질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반갑다.
각사 형편에 따라 될성부른 중소·중견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인수합병까지 고려하는 모양이다. 인수할 기업의 임직원까지 포용하기를 바란다. 국제적 IT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진정한 실력이 무엇인지를 보여 달라는 얘기다. 눈앞 수익에 이바지할 단순 기능인 말고 미래 가치를 창출할 인재를 감싸달라는 청원이기도 하다.
IT서비스기업들은 그간 SW 생태계를 흐트러뜨렸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아직도 일부 행태가 여전하다. 앞으론 달라져야 한다. 사상 최대 충원을 전환점으로 삼길 바란다. 생태계 꼭짓점에 있는 대기업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