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친환경시대, 이제 환경마크는 필수요소다

[ET단상] 친환경시대, 이제 환경마크는 필수요소다

 임지용 UL코리아 영업총괄상무 JiYong.Lim@kr.ul.com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에코 족들에게만 친숙했던 ‘친환경’ 키워드는 어느 새 일상용어가 됐다. 유기농, 무농약 제품들만 다루는 친환경 식료품점에서는 장바구니 활용을 권장한다. 매스컴을 통해서는 연일 지구 온난화, 이상 기후로 인한 재해 장면과 함께 미래 사회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담긴 친환경 메시지들이 전해지고 있다. 길거리에서는 재활용 소재와 에너지절약을 내세운 친환경 주거단지들과 전기와 가솔린을 함께 쓰는 저탄소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배경 덕분일까.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조사한 탄소성적표지 국민인지도 결과를 보면 71.5%의 응답자가 상품에 표시돼 있는 탄소성적표지가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답했다. 90%가 넘는 응답자는 제품마다 탄소배출량이 표시돼 있을 경우 탄소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저탄소 친환경 제품이 소비자들 인식 속에 형성되면서 단기적인 혜택보다는 친환경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친환경에 대한 인식 형성은 수많은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판매한 노력 덕분이다. 친환경 개념이 국내 산업계에도 도입되면서 기업들은 저탄소 경영, 신재생에너지 사업추진, 친환경 제품개발 등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동참하며 인간과 환경의 상생경영 의지를 실현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결과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의 틀을 마련하게 됐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제품 자체가 얼마만큼 환경을 보호하며 생산되었는지, 사용 후 폐기 시 재활용이 가능한 것인지, 제조 과정과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등 얼마만큼 환경을 고려해서 생산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심리를 악용해 공신력 없는 인증마크를 부착해 판매하거나 허위, 과장광고를 통해 만들어진 친환경 이미지로 이득을 취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친환경을 소재로 한 제품들은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친환경 표시에 대한 전문 규격 및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 시스템이 미미한 상황이다.

 환경 선진국은 예전부터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친환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제품의 규격과 소재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필수요소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 대표안전규격기관 UL은 공신력 있는 제3자 인증기관으로 환경 규격에 따라 제품과 기관을 평가해 환경마크를 인증한다. 최근에는 ‘UL 880’과 같은 생산 과정의 환경 인증을 내줄 수 있는 규격을 발표하고 한국 기업은 물론 세계적인 기업들과 환경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친환경 정책, 에너지 절감 정책과 더불어 공신력 있는 환경마크 획득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환경마크를 취득한 제품은 국가를 막론하고 사회적,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기준 하에 생산됐고 안전 기준에 부합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방안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제품에 높은 신뢰도를 부여해 세계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고 제품 판로를 확장하는 원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환경마크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마케팅 프로모션 방법 중 하나라는 편견을 버리고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 활동임을 인지함과 동시에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수많은 환경 마크 중에서 신뢰할 수 있는 규격과 시험을 바탕으로 부여된 환경마크를 정확히 선별하는 기업과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