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여성이 작은 다이아몬드를 왼쪽 귀 안에 부착했다. 이 다이아몬드는 과거 전통적은 스마트 모바일 단말을 대체하는 멀티 단말이다. 소리를 증폭시켜 더 잘 들리게 해줄 뿐만 아니라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 개인 데이터는 물론 몸의 움직임 등까지 모두 실시간 파악하는 장치다.
#2. 한 남성이 차로 여행을 한다. 그 차는 스스로 길을 찾고 운전을 자동으로 해 사람이 운전할 필요가 없다. 이 남자는 차에서 책을 읽거나 창 밖 경치를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즐긴다. 차안 대시보드에 이따금 남자의 신체 컨디션 정보가 표시되고 귓속에 넣은 작은 장치를 통해 음성정보가 전송된다.
위 내용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반도체 기업 인텔이 지난 8월 선보인 공상과학 소설 내용의 일부다. ‘투모로우 프로젝트’(The Tomorrow Project) 일환으로 제작한 이 소설은 인텔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미래 세상에서 가능한 인간 삶의 변화 모습을 4개 단편을 통해 그려냈다. 인텔에 소속된 미래학자, 심리학자, 소설가,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투모로우 프로젝트는 단순 공상과학 소설을 넘어 소비자들이 미래 삶의 모습을 그려보고 실제 어떤 선진 기술과 제품·서비스를 사용할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인텔 미래학자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은 “인텔은 칩을 설계하면 TV, 휴대폰, PC 등에서 약 5~10년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 공상과학 소설은 미래 사용자들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고 실제 어떤 것을 사용할지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과거 IT 산업은 생산자가 주도해 시장을 창출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생산자와 기술자가 새로운 시장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이끄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애플이 전 세계 사용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첨단 기술을 선보여서가 아니라 사용자 요구를 기술에 반영했기 때문이란 점과 일맥상통 한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는 “이제 사용자는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판단하면서 시장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키고 있고 제품·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대담하고 치밀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누가 만들었느냐가 중요한 시대는 끝났다”며 “‘이런 새로운 것이 있다’는데 더 가치를 부여하고 관심을 갖는 ‘사용자 경험’이 시장 변화와 기술 주도권을 바꿔놓은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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