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대학생이 취업을 목표로 한다.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학생활은 학점관리, 토익·토플 등 어학시험 공부, 자격증 취득에 할애한다.
그러나 여기 남들과 다른, ‘창업’이라는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 모였다.
이미 창업 실패를 경험하고 재도전을 준비하는 사람, 대학 입학 때부터 창업을 꿈꾸며 기업가정신 교육 전공을 선택한 사람, 창업 마인드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한 사람, 안정된 대기업 입사기회를 박차고 창업에 나선 사람 등 각자 배경은 다양하다.
이들은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진행하는 ‘YES 리더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창업에 대해 알아갔고, 자신들의 막연한 꿈을 구체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이젠 주변에 YES 리더 프로그램 참가를 권유하는 전도사가 됐다. 창업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참석자>
강동원 경희대 주거환경 전공
국태화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 전공
권인택 오픈놀 대표이사
이세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이용찬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전우람 오픈놀 CFO
최장호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창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최장호=IT 분야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부터 넥슨 게임을 즐겼다. 그러다 보니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대표를 좋아하게 됐다. 게임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며, 나 같은 어린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후 고등학교 때 벤처에 대해 알게 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창업을 꿈꾸게 됐다.
△권인택=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대학 3학년 때 대기업 취직이 결정됐다. 이전까지 다른 학생과 똑같았다. 대학 1~2학년 때 어학 능력 쌓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이 차별화라고 생각했다. 차별화됐다고 생각하고 대기업 면접을 봤는데, 면접장에서 다들 똑같이 얘기했다. 그때 나는 복제품이었고, 다른 사람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취업이 확정된 상황에서 다른 데 눈을 돌려봤다. 소수지만 학생 가운데 자기 가치를 실현시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에 나섰다.
◇창업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이세진=집에서는 진짜 사업할 생각이 있으면 졸업하고 승부수를 던지라고 했다. 그래서 서둘러 지난 8월에 졸업했다. 졸업하고 나니 어머니가 빨리 취직하라는 말을 하셨다. 아버지는 그 나이 때 아니면 쉽지 않은 도전이고, 나중에 진짜 취업했다가 다시 나오려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니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해주신다.
◇YES 리더 프로그램은 어떤 도움이 됐나.
△국태화=전공이 앙트러프러너십인데, 대학에서 처음 뽑은 1기다. 위에 선배가 없다 보니,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할지도 몰랐고, 창업도 생소했다. 그러다 YES 리더 프로그램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네트워킹하면서 도움을 얻었다. 비슷한 관심이 있는 사람을 만나서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것도 도움이 됐다. YES 리더 캠프는 2박 3일간 아이디어를 내 사업 발표를 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창업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강동원=어려서부터 발명을 좋아했다. 그러다 스물 한 살에 창업해 2년 5개월 만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콘택트렌즈 케이스를 개발해서 제조, 판매하는 일이었다. 사업 도중에 이메일을 하나 받았는데 ‘강동원씨 덕분에 아침이 조금 편리해졌다. 감사하다’는 짧은 내용이었다. 감동받았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고, 창업이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전할 수 있는 수단이구나 생각했다. 창업 실패 후 YES 리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창업하기 전에 이런 프로그램을 알았다면 실패 가능성을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YES 리더를 통해 훌륭한 멘토들을 만나 좋은 얘기를 들었다. 이전에 창업했을 때는 그런 기회가 전혀 없었다.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연습했다.
△최장호=YES 리더 프로그램은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고, 교육도 받을 수 있다. 학교 안에서 경험할 수 없는 워크숍, 특강, 멘토링 등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세진=조금이라도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YES 리더 프로그램에 와서 들어봤으면 좋겠다. 궁금한 것을 물어볼 사람이 있고, 조언도 바로 해준다. 진부한 답변이 아니다. 도와주려는 열정이 있다. SNS도 잘 활용해서 페이스북으로 질문하면 멘토뿐만 아니라 같이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조언하는 등 오픈돼 있다.
△강동원=학교에서 창업을 배우면 죽은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는 살아있고, 생생하다.
△전우람=연세대에는 학생벤처 입주팀이 8개 있는데, YES 챌린지 캠프에 아무도 간 적이 없었다. 우리 팀이 3기에 참가한 후 4기에 추천해서 3개 팀이 참가했다. 그들로부터 고맙고 좋은 캠프였다는 말을 들었다. 다른 캠프는 안가도 YES 챌린지는 꼭 가겠다고 하더라.
◇정부나 사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용찬=패자부활전을 가장 바란다. 한 번 망하면 일어나기 힘든 구조다. 한 번은 실패해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좋겠다.
△권인택=창업은 풀뿌리처럼 자생적으로 자라나고 있는데 이것이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대학은 취업률뿐만 아니라 창업률을 평가에 반영하고, 정부나 기업도 창업자를 우대했으면 좋겠다. 국가가 시스템적으로 창업을 장려해줬으면 좋겠다.
△전우람=정부의 창업 지원과제는 예비창업자, 창업 1년 이내, 3년 이내 등으로 단계가 있다. 그런데 앞 단계에서 결과가 나쁘면 그 다음 단계에서 지원받지 못한다. 그래서 결과가 나쁠 것 같으면 억지로 매출을 만들어 성공처럼 보이는 결과를 받아낸다. 이것을 차라리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대신 실패해도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강동원=연대 보증 얘기를 하고 싶다. 기업에서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고 활용해야 하는데, 항상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도록 돼 있다. 기업 무너지면 대표도 함께 무너진다. 이는 창업 관련 저명한 사람들이 다 강조한다. 연대보증이 해결되면 좀 더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태화=창업과 학업은 병행이 어렵다. 전공은 이해해주지만, 전혀 배려가 없는 교양 수업도 많이 들어야 한다. 취업은 배려해주면서 창업은 배려하지 않아 아쉽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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