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세대(G) 서비스 종료 취소 가처분신청에 관한 고등법원 항고심이 오는 23일 열린다.
이용자 서비스 업그레이드 측면과 이용자 보호라는 논리대결이 맞붙은 가운데 2G 종료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방송통신위원회·KT와 2G 잔여 이용자 간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이에 앞서 차세대 통신서비스 진화를 인정하지 않은 판결로 논란에 휩싸였던 법원이 항고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오는 23일 오후 KT 2G 종료 취소 가처분신청 항고 심리를 갖는다.
방통위와 KT가 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이 ‘KT 2G 종료 승인 취소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자 즉시 항고한 데 따른 심리다. 당초 새해 1월에나 항고심이 열릴 것으로 관측됐으나 방통위가 사안 특성상 조속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요청해 예상보다 빨리 항고심 일정이 확정됐다.
예기치 못한 가처분신청 인용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방통위와 KT는 항고심에서 전세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방통위는 행정결정 집행을 법원이 유보해 규제기관 위상에 타격을 입었다. KT는 7일 밤 12시를 기점으로 2G를 종료하려던 계획이 무산돼 유무형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양측은 지난 가처분 심리에서 지적된 가입자 피해 가능성과 미흡한 종료 타당성 등을 집중적으로 보완, 제기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가입자가 남아있다는 점만 부각되고 이용자 보호조치와 서비스 업그레이드 계획은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항고심에서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KT는 △2G 종료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필요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고객이 이용조건 변경 없이 더 나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3월 종료계획 발표 이후 9개월간 종료 내용을 홍보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경쟁사도 법원 판결에 주목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수년 후 2G 종료를 추진해야 하는 만큼 이번 사례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시하고 있다.
KT로서는 유리한 법원 판결은 물론이고 신속한 판결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23일 항고심에서 법원이 KT 손을 들어주면 2G 이용자 측은 대법원에 재항고할 방침이다.
가처분 신청을 주도한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측은 “가처분 신청이 한차례 인용됐었기에 항고심도 유리한 결과를 예상한다”면서도 “가처분이 기각되면 다시 항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재항고심으로 넘어가면 연말 연초 특성상 심리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그 사이 KT는 사업계획 차질이 불가피하다.
KT는 2G 종료 후 해당 주파수 대역에서 4G LTE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쟁사가 LTE 가입자를 100만명이나 확보한 상황이어서 KT는 이미 많이 뒤처진 상황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