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해 스마트폰 시장 성공 키워드는 `협력`

 빽빽하게 채워진 2011년 다이어리도 이제 한 줄밖에 남지 않았다. 한해를 돌이켜보면 IT 업계의 시작을 열고 끝을 맺은 키워드는 ‘스마트’다.

 트렌드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는 막상 한 해를 지나보니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애플 아이패드가 장악한 스마트패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갤럭시탭은 서서히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은 처음 스마트폰을 해외에 들고 나갔을 때만 해도 외신 기자들의 무관심 때문에 남모를 속앓이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외신이 애플 아이폰 신제품 못지않게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동향을 주시한다.

 LG전자도 구본준 부회장 리더십 아래 롱텀에볼루션(LTE)·3차원(D) 등 신무기를 장착해 도약을 노리고 있다. 팬택은 회생에 성공,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세트산업의 약진은 부품·소재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약진 덕분에 부품업체들도 급성장하고 있다. 경기침체 불안으로 대부분 부품업체가 지난해보다 부진한 올해 실적을 기록한 것과 달리 스마트폰·스마트패드용 부품 제조기업들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 생산에 집중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도 꽤 있다.

 대한민국 IT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 능숙한 선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국내 업체들이 단기간에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세트와 부품·소재 부문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이 주요했다. 그러나 하반기 ‘상생’은 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세트업체들의 판가인하 압력이 높아지면서 협력사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여전히 부품·소재기업을 파트너가 아닌 단순한 하청업체로 인식한다. 새해에는 세트업체들이 협력사를 압박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우를 더이상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요타의 교훈을 생각하자.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