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면서 생각하는 스타트업, SNS를 독식하다…`린 스타트업` 경영방식 주목

 소프트뱅크는 지난 22일 새해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검증을 마친 미국 ‘마이스페이스’를 사들여 2006년 11월부터 일본에서 서비스했지만 5년 만에 손을 들었다. IT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손정의 회장도 SNS에선 고배를 마신 셈이다.

 비단 소프트뱅크뿐 아니다. SNS는 물론이고 소셜게임과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지만 성공 사례는 모두 벤처 차지다.

 대기업은 왜 소셜서비스에 약한걸까. 니혼게이자이는 그 해답을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라고 제시했다. 린 스타트업은 벤처의 경영전략을 일컫는 용어로 ‘저지르고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가이자 유명 블로거인 에릭 라이스(Eric Ries)가 창업 운동을 시작하면서 관련 이론을 정립하고 동명의 저서를 출간하면서 널리 확산됐다.

 벤처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일단 서비스를 시작한다. 빠른 의사 결정을 할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서비스를 더 나은 방향으로 고치는 선순환 과정을 반복한다. 해외 고객의 의견은 글로벌 감각도 키워준다. 자금 확보도 용이하다. 프레젠테이션만 보고 망설이는 투자자에게 이미 진행 중인 서비스는 확실한 증거다. 추상적 아이디어보다는 구체적 실체가 훨씬 설득력이 있기 마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를 ‘뛰면서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정리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일본의 소셜 게임 업체 그리(GREE)는 모두 린 스타트업의 전형이다.

 반면에 대기업은 양상이 다르다. 기획자와 개발자의 권한이 약하다. 상사가 소셜서비스의 문외한이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묻히기 일쑤다. 위계질서에 순응하며 아이디어는 사장된다. 간혹 천신만고 끝에 상사를 설득하면 이미 시기를 놓친 이후다.

 니혼게이자이는 대기업의 비대한 조직과 느린 의사결정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소셜서비스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가장 빠른 경영 전략으로 무장한 벤처와는 경쟁할 수 없다는 말이다. 린 스타트업이 IT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