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하나는 꺾어도 열 개는 못 꺾는다는 속담이 있다. 작은 것이라도 뭉치면 힘이 세진다는 의미다. 이 말은 중소기업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개별 기업으로는 힘이 약한 중소기업은 같은 분야 사업을 하는 기업끼리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협동조합들은 다시 중소기업중앙회로 모여 조직을 구성했다.
그러나 단지 모이기만 해서는 협동조합이 제대로 힘을 낼 수 없다. 각 기업들이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고리가 있어야 한다. 그 고리가 바로 ‘협동조합 공동사업’이다.
최근 공동사업 우수사례 취재를 위해 씽크공업협동조합, 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 전자공업협동조합 등을 만났다. 이들 조합의 활동은 놀라울 정도다.
제품 시험센터를 만들고, 공동 R&D로 기술을 개발해 보급했다.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는 조합이 힘을 합쳐 개선을 요구했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업계가 한 목소리로 의견을 전달했다. 공동구매로 개별 기업들의 협상력을 키우고, 공동 상표를 만들어 브랜드 파워도 길렀다. 중소기업에 필요한 기술인력 양성과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무엇보다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새로운 공동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사실 협동조합은 지난 2007년 단체수의계약 제도가 폐지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조합의 주 수입원인 단체수의계약 수수료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조합들이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들 조합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수수료 수입은 없어졌지만, 대신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동사업을 모색하고 다양한 사업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조합 활성화와 회원사들의 발전으로 연결됐다.
조봉현 프라스틱협동조합연합회장은 공동사업 범위에 대해 “정부 정책, 규제 및 애로 해소 노력 등을 포함해 모든 분야를 공동사업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뭉치면 산다. 진부할 수도 있지만 300만개가 넘는 중소기업, 956개의 협동조합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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