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를 뛰어넘는 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통섭형 인재가 세계를 지배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공계도 인문적 소양을 갖춘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어야만 합니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랩의 한국형 모델인 포스텍(포항공대) 미래IT융합연구소(아이랩) 정윤하 원장은 “한국의 미래가 바로 통섭형 인재양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랩은 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 IT명품인재양성 사업기관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10년간 교육과 연구를 위해 1681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연구기관이다. 올해 처음 신입생을 받았다.
정 원장은 “아이랩이 국가의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포스텍이라는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의 연구경험에 뉴욕주립대의 인문교육을 융합,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높이 평가를 받은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기존 이공계 교육은 이론 중심의 주입식 교육으로, 글로벌 IT를 주도할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정 원장은 “기술과 예술, 과학과 문화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이론에서 벗어나 연구실습과 다학제 중심의 교육과정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평가도 SCI(국제과학기술색인) 논문 중심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연구와 교육성과 중심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력 있는 교수들이 정량적 평가에 발목 잡혀 정작 창의적 인재양성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정 원장은 “교수와 학생이 연구 프로젝트 주제를 자유롭게 선정하고, 최대한 창의적이며 도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단기적인 성과를 지양하고 연구실패를 인정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통섭형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사업은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낼 수는 없다”는 정 원장은 “IT명품인재양성사업과 같이 인문과 과학, 예술 등을 융합하는 다양한 창의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발굴해야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끝으로 “통섭형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사회가 이들 우수한 인재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제공해야만 글로벌 인재를 국가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강조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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