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법과학의 아버지 에드몽 로카는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고 했다. 범죄는 불완전한 존재인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부터 비롯되는 만큼 ‘흔적 없는 완전한 범죄’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형 과학수사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범죄 사례는 대부분 완벽해 ‘보였던’ 것들이다. 과학수사 요원들은 무심코 그냥 지나쳐 버릴 만큼 미세하고 가려진 흔적에서 범죄의 본질을 파악한다. 미궁 속으로 빠졌던 유명 미제 사건들을 과학적 수법을 적용해 뒤엉킨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 분석했다.
저자들은 집필 과정에서 정확성을 기하고 세계의 과학수사 수준을 기준으로 삼기 위해 확보 가능한 모든 자료와 저작물을 검토 분석했다. 미국 뉴헤이븐 대학의 헨리 리 박사를 비롯한 저명한 과학수사 전문가들과 심도 높은 논의를 거쳤다. 현장 감식, 지문, DNA, 혈흔 형태, 미세 증거, 검시, 화재 감식 등 다양한 과학수사의 영역 속에서 전문가들은 어떤 방법으로, 어떤 도구를 이용해 일하고 있는지 흥미롭게 풀어낸다. 표창원·유제설 지음. 북라이프 펴냄. 가격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