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준 웅진, 한화, STX 등 3개 그룹에 과징금 60억31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유통, 건설 등 분야에서 발생한 웅진, 한화, STX그룹 소속 계열사 부당지원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60억3100만원을 부과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룹별로는 웅진 34억2800만원, 한화 14억7700만원, STX 11억2600만원이다.
웅진은 2005년 10월부터 6년간 계열 5개사 소모성 자재 구매를 웅진홀딩스에 맡기고 자재를 계열사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유통이윤에 구매대행수수료까지 얹어 웅진홀딩스가 이중 이익을 챙기도록 했다. 웅진씽크빅이 ‘구매상품 마진에 포함된 용역비를 별도로 지급해야 하느냐’는 공문을 보내는 등 일부 계열사 불만도 있었지만 무시됐다. 이같은 방식으로 웅진그룹 5개 계열사는 총 52억8200만원을 웅진홀딩스에 지원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소모성 자재 구매를 대행하는 13개 대기업 MRO는 통상 유통마진을 취득하는 방식 또는 구매대행 수수료를 지급받는 방식을 선택 활용했다”며 “ 유통마진과 구매대행 수수료를 동시에 취한 기업은 웅진홀딩스가 유일했다”고 밝혔다.
웅진홀딩스는 또 3년 연속 당기순손실 상태인 웅진폴리실리콘을 위해 작년 11월 600억원 예금과 웅진코웨이주식 10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한화는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잠식하는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적발됐다. 한화는 2006년 2월부터 작년 2월까지 한화폴리드리머에 부생연료유 위탁판매를 맡겨 기존 중소기업 거래물량을 대체하고 판매수수료를 과다 지급하는 방법으로 26억4000만원을 지원했다. 지급한 위탁판매수수료는 중소유통업체에 지급한 금액의 평균 1.8배, 최대 4.8배 높았다.
STX조선해양은 2007년 아파트 건설 공사를 경험이 없는 STX건설에 유리한 조건으로 맡기고 2009년까지 56억원 공사대금을 지급했다. STX건설은 유사한 시기에 수주한 비계열사 아파트공사보다 STX조선해양에서 3.3㎡당 15%나 높은 공사대가를 받았다. 공사이익률만 18.46%였다. 덕분에 STX건설은 시공능력이 2007년 150위에서 2009년 50위로 뛰어올랐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는 역량있는 독립 중소기업 사업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와 독립 중소기업 간 공정경쟁이 이뤄지도록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내부거래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