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M, 매각 전망 밝지 않다

 리서치인모션(RIM)이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성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세계 75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캐나다의 RIM은 서비스 실수가 잇따르고 신제품을 경쟁사처럼 발 빠르게 선보이지 못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주가가 75%까지 하락했다.

 뉴욕타임스는 RIM이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지만 뛰어넘을 장벽이 많다고 분석했다.

 ◇가격, 규제, 대주주가 장벽=무엇보다 비용이 문제다. RIM은 인수하기엔 큰 기업이어서 인수에 나설 기업 풀(pool)이 제한된다. 컬린 길리스 BGC파트너스 분석가는 “RIM 인수에는 100억~13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걸림돌이다. 캐나다 정부는 RIM을 국가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외국 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꺼린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최근 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모두 RIM이 캐나다의 중요한 회사란 점을 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 공동 CEO가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두 CEO는 회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다. 이들은 신규 스마트폰과 ‘블랙베리10’ 운용체계(OS)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연말까지도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들은 새 OS 출시 재연기를 발표하면서도 경영진으로 남겠다며 연봉을 1달러로 삭감했다.

 ◇인수기업 하마평만 무성=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인 ZTE가 우선 물망에 올랐다.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공급 물량으로는 세계 4위다. ZTE가 RIM을 인수하게 되면 브랜드력을 제고하고 고가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자국 기업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걸 첨단기술 유출과 안보상의 문제로 반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한 두 차례 접촉을 통해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OS에 대한 이견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유력하다는 설도 나돈다. 페이스북은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할 자체 모바일 OS가 필요하며, 아마존은 킨들과 스마트폰을 연계한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길리스 분석가는 “수 많은 조건에 10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투입할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