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휴대폰 업계가 스마트폰에 개발 역량을 모두 쏟는다. 세계의 흐름과 동떨어진 채 내수 시장에만 몰두해 ‘갈라파고스 휴대폰’이란 별명까지 붙었던 일본이 뒤늦게 스마트폰에 승부를 거는 셈이다.
3일 일본 언론을 종합해보면 후지쯔와 NEC, 파나소닉 등 일본 휴대폰 업체들은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 업체에 뺏긴 텃밭을 되찾는 동시에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려는 포석이다.
후지쯔는 일반 휴대폰 개발 중지를 선언했다. 판매는 계속하지만 디자인 변경 정도의 투자만 이어간다. 모든 역량은 스마트폰에 기울인다. 음성인식 등 자사의 경쟁력이 높은 기술을 스마트폰에 넣을 예정이다.
판로도 넓힌다. NTT도코모 일변도이던 스마트폰 공급을 KDDI로 다변화한다. 해외 통신사 개척의 고삐도 죈다. 후지쯔는 올해 전년 대비 4% 늘어난 7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NEC는 작년 단일 모델이던 스마트폰을 올해 6종으로 늘린다. 개발 인력의 70%를 스마트폰에 투입한다. 고성능 카메라 기능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 판매를 늘려 올해 1200만대 출하를 목표로 잡았다.
파나소닉은 예산과 인원의 90%를 스마트폰에 배정했다. 발을 끊었던 유럽 시장에 올해 다시 진출, 2015년에 생산 1500만대, 수출 900만대 달성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샤프도 일본과 해외에서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스마트폰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일본 휴대폰 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속속 철수했다. 대신 전자 지갑 등 독특한 기능으로 내수 시장에 철옹성을 쌓았지만 스마트폰 붐을 타고 상륙한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S의 공세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일본의 스마트폰 시장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휴대폰 출하량 4160만대 중 스마트폰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2015년에는 70%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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