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강남역과 한국 벤처기업의 산실인 테헤란로를 잇는 역삼역 인근은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사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올랐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NHN의 스마트폰게임 개발사인 오렌지크루, 네오위즈 그룹의 모바일 전략 사업을 담당하는 네오위즈인터넷·네오위즈모바일 등 굵직한 대기업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몰려있다.
지난해 청담동에서 역삼동으로 사무실을 옮긴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 엑스몬게임즈도 막바지 게임 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아담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경호 엑스몬게임즈 대표는 “이번달 말까지 제작 중인 신규 게임의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며 바쁜 기색을 드러냈다.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경호 대표와 이재용 기술이사(CTO)는 아직 20대 학생이다. 이들은 글로벌 게임 오픈마켓 석권이라는 목표로 의기투합해 작년 3월에 설립된 학생 스타트업이다. 설립 당시부터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인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의 엔젤투자로 화제가 됐다.
스타트업 사례가 다양해졌지만, 척박한 국내 여건상 학생 기업은 찾기 어렵다. 김 대표와 이 이사는 일찍부터 창업과 새로운 기술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 그들은 서울대학교 연합전공인 정보문화학 친구들과 함께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고 있었다. 우연히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박준식 엑스몬 게임즈 공동대표를 만난 후 글로벌 오픈마켓을 향한 도전 결심을 굳히게 됐다. 결국 각각 서울대 경영학과와 응용생물학과 4학년을 휴학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개발에 대한 열정과 기술만 가지고 있었던 만큼 외부 투자, 영업, 마케팅 등은 박준식 공동 대표가 맡았다. 기술-경영이 함께 손잡아 서로 장단점을 보완하는 형태는 초기 스타트업에서도 권장하는 형태다.
설립 3주 만에 제작한 이들의 첫 게임 ‘쫌스(ZZOMS):Intrusion of Zombies(좀비의 습격)’은 고무적 결과를 보여줬다. 해외 앱스토어에 출시하자마자 액션장르 ‘What’s Hot’에 선정됐다. 이후 2개월만에 제작된 두 번째 게임 ‘야미!야미!(Yummy! Yumm!)’는 출시 첫 날 해외 앱스토어 아케이드 장르 56위에 올랐다. 아직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기 전 국내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장르에서도 게임랭킹으로만 15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1 지식서비스분야 아이디어상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제1회 유니티앱개발 공모전에서 ‘Lightning Uniter’을 수상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축적된 노하우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턴방식의 네트워크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스마트폰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최근 미국 출장 기간 동안 여러 업체들이 보여준 관심에 놀랐다”라면서 “글로벌 게임 오픈마켓에서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젊고 능력 있는 동생들과 함께라면 겁날 것이 없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