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구촌에서는 엄청난 인터넷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1분마다 9만7000개의 트윗과 1만2000개의 인스턴트 메시지가 쏟아진다.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다. 빅데이터는 양도 엄청나지만 형식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여기서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의미있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지가 관건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새해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들의 준비 상황을 전했다.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기업은 단연 HP다. HP는 지난 10월 신생 데이터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120억달러(약 13조8000억원)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인수했다. 오토노미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고성능 엔진 기술을 갖고 있다. 소셜 미디어, 이메일, 텍스트, 비디오 등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를 일괄 분석하고 의미를 추출할 수 있다.
마이클 린치 HP 정보관리사업부 부사장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데이터의 85%는 컴퓨터가 이해할 수 없는 비디오, 오디오, 이메일, 텍스트 등으로 이뤄져 있다”며 “이를 인간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재작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빅데이터 관리에 나선 기업도 있다. 미네소타주 글로벌 식품기업 슈완은 6000명 이상의 판매원이 매달 300만명이 넘는 고객에게 냉동식품을 배달한다. 슈완은 지난해 초 데이터 분석업체 오페라솔루션스와 협력해 데이터 관리 부서를 만들었다.
슈완은 4년간 고객들이 인터넷에 올린 자사 관련 의견을 취합하고 면밀히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고객을 거주지에 상관없이 비슷한 취향을 가진 그룹으로 분류했다. 슈완은 이들에게 각기 다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매출이 4% 올랐다.
빅데이터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주목을 받는 데이터 분석업체 무시그마는 1억8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검증되지 않은 신생기업 치고는 파격적 액수다.
디자이 라자람 무시그마 창업자는 “컴퓨터 기능이 발전할수록 우리 삶은 더 복잡해진다”며 “IT 업계는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 누군가 옛 것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빅데이터 : 말 그대로 ‘크고 많은 양’의 데이터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단말기가 많아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채널이 확대되면서 이용자들이 생산, 유통하는 정보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형태가 각기 다른 정보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이용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