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경 인텔코리아 기업솔루션그룹 전무 ek.yoon@intel.com
스마트폰을 필두로 노트북, 넷북,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디바이스 전성시대다. 우리나라에 무선호출기(일명 삐삐)가 도입돼 본격적인 무선 통신시대를 연 것이 1983년인데, 거의 30년 만에 모바일 혁명을 맞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시대를 열어젖힌 데는 무선통신 기술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 무선호출기를 시작으로 무선통신 기술은 이제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어디서나 모바일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스마트폰은 진정한 모바일 시대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휴대폰으로 이메일은 물론 메신저도 가능하며 어디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인터넷, 동영상, GPS까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스마트폰은 인터넷 초창기 빅뱅에 버금가는 제2의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는 새로운 모바일 디바이스로써 관심이 높지만 실상 모든 IT 디바이스 중심에는 여전히 노트북과 PC가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디바이스들도 PC 도움 없이는 완벽히 홀로 설 수 없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뿐 아니라 기업 업무를 수행할 때 기본적인 콘텐츠 생산과 수정에 있어 PC의 정교함과 편리함을 따라올 수 있는 디바이스는 아직 없다.
PC는 단서조항이 따라 붙는다. PC 또는 노트북을 편리하게, 그리고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접속은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한다. 예를 들어 1대의 아이폰이 생성하는 데이터 트래픽은 피처폰 데이터의 30배 정도인 반면 1대의 노트북은 피처폰 데이터의 1300배 정도라고 한다. 얼마 전 미국과 일본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산장애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라고 하니 트래픽 대란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빠른 4세대 초고속 인터넷망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엔 4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LTE 상용화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이동통신 세상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폭증하는 데이터 처리를 위해서는 LTE뿐 아니라 와이파이, 3G, 4G 와이브로를 포함한 모든 통신망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와이브로는 KT가 지난해 3월 사실상 전국망을 구축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LTE 대비 훨씬 경제적인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와이브로는 PC가 유발하는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킴으로써 통신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이다.
와이브로 역시 해결과제가 남아 있다. ‘에그’로 알려진 와이브로 단말기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중심으로 선전했으나 노트북과 넷북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제품 수가 다양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판매처도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KT, 인텔 3사가 와이브로 내장 노트북 39종을 한꺼번에 출시함은 물론 1년간 와이브로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 모델을 내놓아 와이브로 활성화를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 중심의 4G LTE에 이어 노트북이나 슬레이트 PC 에서도 4G 와이브로가 본격화됨으로써 진정한 4G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이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분명 스마트폰이 모바일 시대를 이끄는 주역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중심으로 한 PC 시장 역시 여전히 성장세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이것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로는 처리할 수 없는 PC만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역설해준다. PC에 최적화된 4G 와이브로는 모바일 시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