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황, 외국기업 M&A 기회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각국 기업의 경영난으로 이어졌다. 수요 위축에 치열한 경쟁으로 자금력이 없는 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확고한 시장 입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보유해도 불황기엔 퇴출 위기에 놓인다. 그래서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오는 알짜 기업은 호황 때보다 불황 때 더 많다.

 우리나라가 세계 M&A 시장에서 이른바 ‘큰손’으로 떠올랐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우리 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M&A 규모는 112억 달러로 세계 10위권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70억 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1년 전보다 급감했다. 지난해엔 더 늘어나지 못하고 되레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영국 등은 되레 인수보다 매각이 더 많다. 재정위기 속에 유럽의 알짜 기업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온다는 얘기다. 가격도 실제 가치보다 내려갔을 것이다.

 물론 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경쟁력을 잃어 미래 가치를 상실한 기업도 있다. 기업 인수, 그것도 문화와 인력 운용이 다른 외국 기업의 인수는 늘 실패 위험성이 있다. 그래도 알짜 외국 기업을 인수하기엔 지금처럼 좋은 시기는 없다. 시너지와 신사업 창출이 가능하고 자금력이 있다면 인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리 기업의 해외 M&A는 자원 개발, 유명 브랜드 등에 집중됐다. 첨단 기술과 솔루션 기업 인수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소프트웨어(SW)나 부품·소재 분야의 기업 인수도 없다. 이 분야의 해외 기업 인수는 이른 시일 안에 기술력을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지렛대로 작용한다. 우리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도 이제 해외 M&A를 적극 추진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