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 KT로 몰린다... 망 임차료 부문서 SKT보다 KT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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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들이 망 임대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보다는 KT로 몰려가고 있다. 가격과 단말기 수급 차원에서 KT가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KT는 SK텔레콤에 비해 최대 20배 가까이 저렴한 도매대가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 이용시간을 고려해도 평균 도매대가가 1.5~2배가량 차이가 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MVNO서비스의 가격을 결정짓는 망 임대 도매대가가 SK텔레콤보다 KT가 두배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 수급 측면에서도 MVNO 사업자의 구매력을 감안, KT가 구매해 공급해 주는 등 사실상의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T 망을 임차하는 사업자는 MVNO 업계 ‘대어(大漁)’로 불리는 CJ헬로비전, 온세텔레콤을 비롯한 8개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MVNO 사업 진출을 선언한 대성홀딩스도 KT와 망 임차를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임대 사업자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를 비롯한 5개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비용이 통신요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구간으로 쪼개 놓은 KT 요금제가 1.5~2배 더 저렴하다”며 “단말기 수급 등 여러 가지 면에서 KT가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KT망 임차 사업자가 새벽 시간 데이터 특화 요금을 만들면 도매대가를 1MB당 5원에도 쓸 수 있다. 반면에 SK텔레콤 망 임대 시 가장 큰 할인율을 적용한다고 해도 데이터 임차료로 시간대에 상관없이 110원 이상을 내야 한다. 데이터를 100MB만 제공해도 도매가만 11000원이 드는 셈이다. KT 망을 이용하는 CJ헬로비전 스마트폰 요금제는 데이터 요금을 1MB당 51원으로 책정했다.

 MVNO사업자의 단말기 수급 면에서도 두 회사는 상반된 정책과 전략을 취하고 있다. 통신사는 주력 스마트폰을 휴대폰 제조사에서 직접 구매하려면 일정한 물량을 보장(개런티)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KT는 물량이 적어 수량 보장이 힘든 MVNO 사업자를 위해 단말기를 구매해 MVNO 브랜드를 인쇄한 스마트폰을 MVNO 사업자에 마진 없이 공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MVNO 사업자가 단말기를 자체적으로 수급하도록 하고 있으며 주력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은 하지 않고 재고 단말기에 대한 지원만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의무제공사업자로 법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따르고 있으며 이외에도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MVNO업계는 이와 관련, “MVNO가 활성화되려면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말기 수급 차원에서도 최신 단말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업자(MNO)와 공조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