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학교 폭력 원흉? - 웹툰 `열혈초등학교` 연재 중단

웹툰이 학교 폭력 원흉? - 웹툰 `열혈초등학교` 연재 중단

 학원 폭력을 희화적으로 다뤄 논란이 된 웹툰 ‘열혈초등학교’ 연재가 중단됐다. 청소년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예상된다.

 야후코리아(대표 이경한)는 야후 포털에 연재 중이던 웹툰 ‘열혈초등학교’ 연재를 중단한다고 11일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폭력적 웹툰에 대한 중점 심의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현재 ‘열혈초등학교’는 최근 몇 회분을 제외하고 모두 웹툰 섹션에서 내려진 상태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만화가 폭력 묘사가 많아 전체 공개로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청소년 관람불가로 돌리기로 했다”며 “성인 인증 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걸려 잠정적으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 구축 후 성인들은 다시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야후코리아는 ‘열혈초등학교’ 연재를 중단하고 내달부터 같은 작가의 새 작품을 연재할 계획이다.

 ‘열혈초등학교’는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등장인물이 이유 없는 폭력을 주고받는 내용의 개그 만화다. 과장된 폭력 장면과 왕따에 대한 희화적 묘사 등을 담고 있다. 2008년부터 연재됐으나, 학원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최근 논란이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폭력적 웹툰에 대한 중점 심의에 들어갔다. 학교 폭력을 부추기는 일부 포털 웹툰에 어린이·청소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음란 정보에 비해 모니터링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폭력적 정보의 유통·확산 방지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만화계는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반발했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이번 조치는 만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후퇴시키고 웹툰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만화계와 창작자, 독자가 스스로 규제하고 자정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네티즌 의견은 엇갈렸다. 과거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벌어진 ‘만화 화형식’의 부활이란 시각과, 과도한 폭력 코드를 담고 있는 만큼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 충돌했다.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기획팀장은 “현실에 존재하는 학교 폭력 문제에 만화적 상상력을 더했기에 ‘열혈초등학교’가 독자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며 “매체를 규제해 어른들 눈에 안 보이게 된다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