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 <4>딴 길(別路)과 딴 세상(別天地)

 딴 길(別路)로 빠져봐야 딴 세상(別天地)을 만날 수 있다. 딴 길은 이제까지 가보지 않은 길이다. 이제까지 가보지 않은 길은 위험이 따르고 두려움이 앞서는 길이지만, 그런 길이라야 경이로운 발견의 가능성이 열려 있고, 색다른 마주침을 통한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이 열려 있다.

 정상에 올라간 사람은 모두 정상이 아니다. 정상적인 방법, 상식적인 방법으로 정상에 올라갈 수 없다. 정상을 정복한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법과 전혀 다르게 생각해서 다르게 정상에 도달한 사람이다. 정상 궤도를 벗어나야 정상궤도를 걷고 있는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일상을 일탈해야 일상을 넘어서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일상에서 통용되는 상식의 틀에 갇혀 살면 일상을 넘어서는 비상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 일상을 넘어서는 비상한 상상력은 정상적인 방법보다 비정상적인 방법, 상식적인 생각보다 상식에 시비를 거는 몰상식한 생각, 합리적인 논리보다 비합리적인 논리, 체계적인 과정보다 비체계적인 과정을 통해서 발현된다.

 별로(別路)를 ‘별로’라고 생각하고, ‘별 볼일 없다’ ‘별꼴’이라는 생각하는 사람치고 ‘별’이 된다는 사람은 없다. 주변을 둘러보고 한눈을 팔아야 딴 생각을 할 수 있다.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노력과 함께 한 분야를 깊이 파고 들면서 스스로 매몰되지 않으려는 다른 분야에 대한 엉뚱한 관심도 필요하다. 전문가일수록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를 벗어나 주변을 보고 한눈 파는 시간이 필요하다. 주변을 둘러봐야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알 수 있고, 한눈을 팔아봐야 내가 얼마나 한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한눈을 팔아도 야단맞지 않고, 엉뚱한 생각을 해도 이단으로 취급받지 않으며, 딴 짓을 해도 왕따시키지 않는 학교와 사회 속에서 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는 미래의 인재가 자란다. 한 우물을 파되 가끔은 딴 우물에도 관심을 갖는 전문가, 내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되, 딴 분야도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전문가라야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