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된 운전자 관리 및 교통관리시스템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관련법과 제도정비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김경호 ETRI 친환경차량IT연구팀장은 현재 운행 중 DMB 시청금지나 핸즈프리 사용 등과 관련한 법안이 따로따로 규정돼 있는데,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정비작업이 추후 있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무조건 위험하다고 못쓰게 할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상태에 따른 운전 부하량을 따져야 한다”며 “IT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투자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VI(인간-자동차 인터페이스)’의 기술적인 과제에 대해서도 김 팀장은 지적했다. 신뢰성 검증이 선결과제라는 판단에서 다음 달부터 오는 5월까지 30여명의 피실험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현재 애프터 마켓을 타깃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검증 결과가 좋으면 차량이 출고될 때 아예 HVI를 달고 나오도록 비포마켓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TRI는 지난해 말부터 차량용 증강현실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야간이나 안개상태, 또는 비가 오더라도 전방 보행자나 장애물 여부 등 도로상황을 운전자 시야 전방 윈도에 나타내 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볼보가 깜빡이가 켜진 상태에서 전화통화를 차단하는 단순기술이나 BMW의 차량 속도, 기어변속 상태를 나타내는 HUD는 어느 정도 구현돼 있습니다. 그러나 증강현실까지 구현하는 기술은 이제 시작한 상태입니다.”
GM은 증강현실 HUD 개발을 위해 지난해부터 카네기멜론대학과 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일본은 내비게이션으로 증강현실을 구현했다.
김 팀장은 “5년 계획으로 현대자동차와 현대엠엔소프트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이 기술이 개발되면 우리나라 자동차에 적용하는 IT가 한 단계 진일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ETRI는 향후 운전자가 운전부하를 심하게 느끼거나 운전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때 차량 스스로 운전제어권을 넘겨받아 자율 운행하는 시스템 구현도 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운전자가 조는 것을 감지해 경고하는 시스템은 있습니다만, 졸기 전에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연구는 아직 풀어야할 난제가 많습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