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수출이 70%를 넘게 차지하는 우리나라 수출 경기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17일 전자신문과 정보통신진흥협회 공동 주최로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에서 “유럽 재정 불안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이란 사태 등으로 대외 경제가 어렵게 전개되고 있지만, 국내 수출은 전년대비 14%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20%대 수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하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선방하는 수준이다. 유로존 회원국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소비침체가 우려되지만 우리나라 수출은 상대적으로 낫다는 분석이다.
그는 그 근거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72%가 신흥개발국에서 이뤄졌고, 60% 가량이 아시아지역에서 비롯됐다”며 “유럽에 비해 아시아지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중국이 8% 이상 성장률을 이어가고 인도 역시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면서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서부개발을 통한 내부 투자에 역점을 둬 8%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김 원장은 “중국은 지난해부터 12차 5개년 계획에 돌입해 7%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매년 목표보다 하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올해도 8%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하반기 회복을 점쳤다.
김 원장은 “가장 장기간 이뤄진 미국 불황은 1929년에 발생한 대공황으로 48개월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이 43개월에 달해 하반기가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고용은 최근 8.5%대로 낮아지는 추세고 소비 역시 회복세로 돌아서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유럽 경제는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150년간 세계경제를 이끌던 유럽경제가 그리스로 시작된 재정적자로 인해 공멸의 위기에 놓이면서 세계 경제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유로존 국가들은 재정적자 범위가 매년 3%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결의했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유로존 국가들은 마이너스 성장 또는 1% 안팎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사태로 인한 원유가격 급등도 경제에 암초로 지목됐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자칫 무력대응으로 이어진다면 유가는 2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원화는 달러대비 가치가 절상될 수 있지만 변동성도 클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와 이란사태, 가계 부채 등 경제 불안요소가 많지만 위기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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