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게임과몰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의 관심과 이해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임중독이 청소년의 지능을 떨어뜨린다는 보도도 편향적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6월 국내 1호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로 문을 연 중앙대병원은 흑석동 본원에서 지난 6개월 동안의 진료 성과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19일 가졌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게임과몰입 상담 치료가 현재진행형이고, 연구가 아직 초기 상황인 것을 강조하면서 단편적 연구 결과 발표를 경계했다.
한 교수는 “인터넷이나 게임중독이 지능을 떨어뜨린다는 식의 편향적 보도는 뇌기능 검사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라며 “게임과몰입을 장기적으로 관찰하면서 장단점 등 통합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센터 운영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MBC게임단의 팀 닥터로서 3년 이상 카운셀링을 진행해본 결과, (프로게이머처럼)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중독이 되거나 지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예를 들었다.
한 교수는 게임과몰입 치료는 환자의 자발성과 가족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로 내원자의 40%가 스스로 병원을 찾아왔으며 치료 성과도 더 높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환자 80%가 게임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재미’가 아니라 ‘할 일이 없어서’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상담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를 더 많이 방문한 것은 청소년보다 성인들이었다. 6개월 동안 총 194명의 환자가 등록했으며 이 중 소아·청소년은 90명, 성인은 104명에 이르렀다. 20대부터 30대, 40대까지 장년층까지 다양한 사례가 발견됐으며 치료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센터는 게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중앙대병원 내 개소된 곳으로 게임과몰입에 특화된 최초의 전문 센터다. 내원자 및 상담 신청자에 대한 진단 및 상담, 치료 등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됐다. 기존의 상담센터와 달리 병원에 개소됐기 때문에 뇌기능검사를 비롯해 전문가에 의한 약물 및 장기 입원치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향후 중앙대 병원은 부산, 전북 등 지역에 설립된 상담치료센터와 연계해 전국적 관리 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방문, 김성덕 중앙대 의료원장과 함께 센터 내 상담실, 입원치료실, 가상현실 치료실 등을 둘러봤다.
곽 차관은 “산업진흥을 고민하는 부처에서 게임의 사회적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면서 “사회적 문제를 제도적으로 정비하면서 산업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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