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하이닉스 채권단이 이달 말까지 하이닉스 인수가격을 확정한다. 최종 인수 완료 시점은 다음 달 중순께로 예상하지만, 중국 정부의 기업결합 승인 시기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다소 유동적이다.
19일 SK텔레콤과 하이닉스 채권단(주식관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인수가격 조정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 주관기관 외환은행 관계자는 “SK텔레콤 측으로부터 ‘인수자 정밀 실사 보고서(Due diligence report)’를 넘겨받아 이를 토대로 최종인수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 작업은 우발채무 등 SK텔레콤 측이 제시한 가격인하 요구 근거의 타당성 검토가 핵심이다. 여기에는 매도 측 회계법인 언스트앤영도 참여하고 있다.
가격 인하폭은 구주 인수 금액의 5% 이내로 전체 인수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최종 인수 여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정이라고는 하나 깎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542억원(구주 인수가의 5%) 밖에 안 된다”며 “푼돈 문제로 인수건이 틀어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인수 타결은 절차만 남은 셈이다.
최종 인수 시기는 다음 달 중순께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해외 SK텔레콤과 하이닉스 사업장 기업결합신고 승인 여부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를 승인해 국내 기업결합신고는 완료됐다.
SK텔레콤은 현재 미국, 중국 등 해외 6개국에 기업결합신고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변수다. SK텔레콤과 채권단 측은 이번 주말부터 2주간 시작되는 춘절 영향으로 중국 정부의 기업결합 승인이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공정위가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별다른 이견 없이 승인한 만큼 중국 측의 기업결합 승인 역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물리적으로 최종 승인까지 시간을 얼마나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달 말로 예상했던 중국 측 기업결합 승인이 다음 달로 늦춰질 경우 임시주총이나 잔금 지불, 최종 인수식 등 후속 절차의 순연이 불가피하다는 게 채권단 측 관측이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 후 경영진 구성에는 현 대표 체제를 유임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반도체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를 안정되게 운영해온 공로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권 사장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모든 상황이 다 정리된 것은 아니다”고 말해 신중론을 견지했다.
1월 6일정밀실사(Due diligence) 완료
1월 17일인수가 미세조정 개시
1월 말최종 인수가 확정
2월 초·중순중국 등 해외법인 진출국 기업결합 승인
2월 중순인수대금 잔금 지급
2월 중순하이닉스 임시주총(대표 등 이사회 멤버 교체)
2월 말새 법인 공식 출범
<자료: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SKT측 제시한 가격인하 요구 타당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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