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평판TV 시장이 반토막 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회복은 불투명하다. 일본 사업 강화를 선언한 한국 TV업체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25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일본 평판TV 시장은 1000만대 안팎의 규모를 이룰 전망이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집계한 지난해 판매수치 1982만대와 비교하면 50% 가까이 급락하는 셈이다.
일본 평판TV 시장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디지털 전환 특수가 일어난 2010년 2519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1% 감소했다. 금액 면에서는 더 줄었다. 3조엔(약 43조6000억원)을 바라보던 2010년보다 30% 이상 줄어 지난해에는 2조엔(약 29조1000억원)을 가까스로 넘었다. 대지진 이후 소비 심리 위축에 TV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내년 역시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900만대 수준으로 예측했다. 일본의 TV 교체 주기는 대개 6∼7년이다. 이를 감안하면 2015년 이후에나 대규모 교체 수요가 기대된다.
전자 양판점 업계의 체감 온도는 더 낮다. 니혼게이자이는 양판점 에디온의 구보 마사타카 사장의 말을 인용해 올해 시장을 850만∼900만대로 점쳤다. 판매 가격도 1인치당 1000엔 시대에 접어든다. 5년 전 가격의 20%에 불과하다.
일본 TV업계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도시바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겨냥해 배터리 내장 LCD TV를 출시했다. 소니는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를 TV와 기능 면에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본 평판TV 시장의 위축은 한국 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LG전자는 2010년 가을 일본 진출 의사를 밝힌 후 지난해 6월 대규모 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삼성전자 역시 2013년을 목표로 양판점 업계와 제품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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