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평소 동성애자에 대해 하는 (험한) 말들 때문에, 내가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 하지 못 할 것 같아요.”
“(우리 공장에) 대기 검사를 하러 온 남자에게 반했어요. 발암 물질이 있다는 판정이 나와 그 남자가 다시 방문했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 깊은 곳에 꼭꼭 묻어둔 비밀이 한두 개쯤 있게 마련이다. 아픈 상처나 고통에 대한 비밀을 혼자만 품고 끙끙대다 더 큰 아픔을 겪기도 한다.
포스트시크릿 (www.postsecret.com/)은 혼자만의 비밀을 사진이나 엽서에 담아 털어놓는 온오프라인 공동 아트 프로젝트다. 직접 만들거나 찍은 엽서와 사진에 자신의 비밀을 적어 익명으로 보내면 매주 10개의 비밀을 골라 사이트에 공개한다.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된다. 자신에 대해 어떤 것도 밝힐 필요가 없다. 비밀의 내용은 밝히기 어려운 성적 취향이나 성격적 결함, 범죄, 가까운 가족에게 받은 상처, 말하기 민망한 습관 등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양변기 위에 발을 대고 쪼그리고 앉은 모습을 담은 사진에 ‘저는 화장실에서 이렇게 일을 본답니다. 여러분도 해 보세요’라고 적어 보냈다. ‘이라크에서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엄마가 자기 아들을 먼저 묻게 되는 것은 두렵다’는 엽서도 있다. ‘오르가슴 순간에 미식축구 선수 톰 브래디를 생각해요’라고 보낸 사람도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04년 프랭크 워렌이란 사람이 미국에서 시작했다. 상처와 고통을 단지 털어놓는 것만으로 마음의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단 생각에서다. 아무 비난이나 판단을 받지 않고 비밀을 받아주는 것이 중요하기에 댓글도 없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