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너마저"…정보검열 일파만파

"우릴 배신했다" 반발 확산...사용거부 운동도

"트위터 너마저"…정보검열 일파만파

`트윗은 흘러야 한다(Tweets must flow)`고 선언하며 아랍권의 정치혁명에 기폭제로 작용한 세계적인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 `트위터(Twitter)`가 나라별 정보 검열을 하겠다고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반체제 인사들의 `자유로운 발언대`로 활용돼 왔던 트위터가 검열공간으로 전락하는 분위기에 비난 여론이 거세다.

트위터는 26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는 국가별로 금지된 내용을 포함한 트윗이나 트위터 계정은 해당 나라에서는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본사 공식 발표 전문 - http://blog.twitter.com/2012/01/tweets-still-must-flow.html

트위터는 자료에서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나라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선언한 뒤, "오늘부터 특정 국가의 이용자에게 트윗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나머지 국가 이용자에게는 보여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트위터는 문제가 되는 트윗 내용을 아예 삭제해왔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사용자들이 해당 트윗을 볼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앞으로 차단된 트위터 내용이나 계정에 접속하면, 해당 국가에서는 트위터 내용 대신 “Tweet withheld(트윗 보류)” or “@Username withheld(사용자 보류)” 라는 메시지가 뜬다.

트위터의 이번 조치는 역사적 또는 문화적 이유로 인해 특정 내용의 콘텐츠를 보여줄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사실상 `제한적 검열`을 하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나치`를 찬양하는 글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중국에서는 공산당 체제를 위협하는 글을 제재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해당 트위터 내용이나 계정을 특정 국가의 접속자들에게 보이지 않게 한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종교적으로 신성시하는 내용을 담은 경우에도 차단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해 해당 국가의 적절한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차단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위터는 이를 위해 IP주소 또는 트위터 사용자의 국가정보를 기반으로 정보 차단 여부를 판단할 계획을 세웠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자신의 계정에서 국가 설정을 할 수 있다.

◆"트위터가 배신했다" 반발 전세계 확산 = 반체제 인사들의 `자유로운 발언대`로 활용돼 왔던 트위터가 일종의 검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전 세계적으로 비난이 거세다.

트위터의 국가별 제한적 차단 조치에 대해 국내외 트위터 이용자들은 트위터가 자체적으로 검열제도를 도입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트위터 이용을 거부하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만약 트위터가 검열을 한다면, 나도 트위터를 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집트의 인권 운동가인 마흐무드 살렘은 "트위터가 우리(이용자)를 배신했다고 말하는 게 맞다"면서 "매우 나쁜 소식"이라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트위터의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에게 "트위터가 억압받는 나라의 사이버 반체제 인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도구를 박탈한 것"이라며 항의 서한을 보냈다. 트위터를 통한 민주화를 일궈낸 중동지역에서는 `트위터 검열(TwitterBlackout)`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트위터 사용거부 운동까지 일어날 분위기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트위터 측은 "특정 트위터 내용을 사전 차단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나흘 마다 10억개 트윗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리 필터링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 못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트위터는 "차단 요청을 면밀히 검토한 뒤에 진행하게 될 것이며, 제한된 국가 이외의 다른 국가 접속자들에게는 트위터 내용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