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 가입자 절반이 `KT서 번호이동`
아이폰3GS를 출시하지 않아 다수의 `우량 가입자`를 KT에 빼앗겼던 SK텔레콤이 아이폰4S 출시를 계기로 상당수를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작년 12월 기준 아이폰4S 가입자 중 48%가 KT에서 번호이동한 사람들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30일 밝혔다.
아이폰4S를 제외한 다른 3세대(3G) 스마트폰의 경우 KT에서 옮겨온 가입자의 비율이 3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이는 약 1.6배 높은 수치다.
SK텔레콤은 KT에서 번호이동한 아이폰4S 가입자의 41.9%가 아이폰3GS 때문에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했다가 되돌아온 사람들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지난 16∼20일 KT에서 자사의 아이폰4S로 옮긴 8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9.6%가 직전에 KT의 아이폰3GS 가입자였으며, 이 중 52.6%는 KT의 아이폰3GS 이전에 SK텔레콤의 휴대전화를 이용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으로 되돌아온 이유에 대해 42.9%는 `음성 및 데이터 통화품질이 더 좋아서`라고 답했다. 그 외 브랜드 이미지(35.7%), 이용요금 및 결합요금제(11.8%), 단말기 구매조건(4.4%), 멤버십 서비스(3.6%)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아이폰3GS 구매자들은 국내 스마트폰 붐을 일으킨 주역으로 데이터 이용량과 애플리케이션·콘텐츠 구매 욕구가 높은 경향이 있다"며 "우리로서는 귀한 고객을 되찾은 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KT에서 다시 옮겨 온 SK텔레콤의 아이폰4S 이용자들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다른 3G 스마트폰 가입자의 ARPU보다 10% 이상 높은 `알짜 가입자`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한편 KT는 작년 12월 자사 아이폰3GS 가입자의 94%가 아이폰4S를 구매했으며, 이들 중 68%가 KT에 재가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SK텔레콤과 KT는 가입자 이동을 둘러싼 자존심 대결을 펼쳐왔다.
KT가 2009년 아이폰3GS를, 2010년 아이폰4를 국내에서 단독으로 출시했을 때 SK텔레콤은 다수의 우량 가입자를 KT에 내줘야 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작년 3월 아이폰4를 출시하고, 같은 해 11월 아이폰4S를 KT와 동시에 판매하면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계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2년의 약정기간 만료가 도래하는 KT의 아이폰3GS 가입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KT의 아이폰3S 가입자들은 약 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