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프트웨어(SW)를 채택하는 대기업이 늘었다. 공급망·생산·구매 등 제조 경쟁력 강화부문은 국산 SW가 외산SW를 대체하거나 신규 도입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SK그룹 계열사가 공급망관리(SCM)·공급관계관리(SRM)·생산관리시스템(MES) 신규 도입에 외산 SW 대신 국산 SW를 잇따로 채택했다. SCM 부문에서 세계 정상권인 SAP·JDA소프트웨어 등이 국내 대기업 시장에서 맥을 못추는 형세다.
SCM·SRM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 삼성정밀화학, 삼성코닝정밀소재, 제일모직 등은 자이오넥스·엠로 등 국산 패키지를 도입해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SAP·JDA소프트웨어도 경쟁에 참여했지만 번번이 밀렸다. 올해 SRM, SCM 시스템을 도입할 제일모직과 삼성테크윈도 엠로·자이오넥스 제품을 선택했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SRM 시스템을 도입한 삼성전자 미주법인도 국산 세포아소프트 제품을 적용했으며, 이전에 SCM 시스템을 도입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삼성SDI 등도 자이오넥스 제품 등 국산을 택했다.
SCM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삼성SDS가 개발한 첼로 솔루션을 첫 도입해 물류 업무에 적용하는 등 삼성그룹 내 자체 SCM 시스템 도입은 확산될 전망이다.
LG그룹도 유사하다. SCM 시스템으로 JDA소프트웨어 제품을 주로 채택했던 LG전자는 AE사업본부에 이어 MC사업본부에 자이오넥스 패키지를 확산 적용 중이다. LG전자-자이오넥스 사례는 미국 공급망관리협의회(SCC)의 `공급망 기술 혁신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이전 JDA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걷어내고 자이오넥스 SCM 패키지로 대체했다.
공장 생산관리 부문은 국내 미라콤아이앤씨와 에임시스템 등 제품으로 대부분 교체됐다.
삼성SDS가 올해 국내 MES 기업 에임시스템 솔루션의 지식재산권(IP)을 사들이고 그룹 내 확산 적용할 계획이다. AMT 등 외산에서 국산 MES로 교체 전망이다.
SKC도 지난해 대대적인 SCM·MES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자이오넥스·유테크솔루션 등을 도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AMT) MES 패키지 대신 자체 개발 MES로 교체하면서 하이닉스·동부하이텍을 포함한 국내 반도체는 모두 국산 MES로 생산 중이다.
국산 솔루션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대기업 생산 노하우가 외산 SW에 탑재된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보다 앞서있고, 외산 도입 시 많은 시스템 수정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을 도입해 수정하는 것보다 국산 제품으로 자체 프로세스를 반영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외산은 전문 컨설턴트 수가 많지 않은 것도 확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표]최근 1년간 주요 대기업 SCM·SRM 프로젝트 국산SW 도입 사례 및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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