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하비 외 지음, 리더스북 펴냄
남자와 여자는 다릅니다.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다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공간지각력이 떨어지는 반면 언어 이해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진화론을 들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원시수렵시대 사냥으로 먹거리를 확보해야 했던 남자들은 보금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길을 익히는 능력이 필요했고, 이로 인해 남자들의 공간지각력이 자연스레 키워져, 전수됐다는 식의 설명이죠.
![[e북 초대석] 내 남자 사용법](https://img.etnews.com/photonews/1202/240823_20120202133057_158_0001.jpg)
이런 것만이 아니라 관심 사항, 사고방식, 표현법이 남녀가 다르다는 것이죠.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여성들과 어울려 지내노라면 확실히 느끼게 되는데 사실 그것은 어찌어찌 해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다룬 책들도 `화성 남성` 등 베스트셀러가 수두룩하죠.
문제는 사랑에 빠진 남녀들입니다. 상대의 사소한 제스추어 하나, 무심코 던지는 말 한 마디를 해석하고, 대응하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입니다. 특히 이른바 `밀당` 단계에 있는 남녀들이 그렇습니다. 너무 빼다가 혹은 지나치게 대시하다가 일을 망치거나 감정의 혼란을 겪은 경우가 많을 겁니다.
연인과 트러블이 있던 한 친구는 다방에서 만난 여친이 커피에 설탕을 넣고는 저어서 건네주는 걸 보고 `아, 이 친구는 날 좋아하는 구나`하는 확신을 얻어 결국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친구 와이프는 만나는 상대 누구에게나 그랬다나요.
이건 70년 대 이야기고, 그 부부는 지금도 잘 지내고 있지만 대부분 이런 오해와 수수께끼를 푸느라 친구들과 머리를 맞댄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상담하는 친구들이란 대부분 동성이고, 게다가 연애박사라 해도 경험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오답이 나올 수밖에 없죠. 이제 적어도 여성들은 그런 불확실한 답을 구할 필요 없습니다. 첫 만남에서 프러포즈까지 거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있으니까요. 미국 최고의 연애카운슬러가 자신의 두 딸을 염두에 두고 `늑대`들의 속마음을 파헤쳤다니 일단 신뢰가 갑니다.
`남자들은 늘씬한 여자들만 좋아하는지?` `성형수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거를 이야기해야 하는지?` 등등 아주 구체적인 상황들에 대해 `애정남` 구실을 합니다. 사실 남성으로서는 뜨끔한 내용이 많지만 아버지로서는 상당히 믿을 만하더라고요. 일단 딸에게 선물하기로 했답니다. 남친에겐 절대 보여주지 말고 혼자 읽으라면서요.
* 책 속의 한 문장: 남자는 아주 단순하다. 남자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 없다. 격려, 절대 변치 않는 마음, 그리고 선물. 이 세 가지 욕구만 충족시켜주면 그만이다. 이 욕구들은 사그라지지도, 바뀌지도, 더 강해지지도, 충족시켜주기 어려워지지도 않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