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타입(GFF) 시장 선두업체인 일진디스플레이가 단일층(G1) 멀티터치 커버일체형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에 진출한다. 일진이 새롭게 가세함에 따라 개화기를 앞둔 일체형 TSP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디스플레이(대표 심임수)는 100억원 규모를 투자, 오는 6월부터 월 50만개 규모 G1 TSP를 양산한다. 지난해 말 장비를 발주, 2분기 중 입고 완료한다. 초기 양산 모델은 삼성전자 3.5인치 중저가 스마트폰용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품 승인 작업 중이다. 양산에 성공하면 오는 8월부터 월 생산능력을 10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후속 모델 개발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은 인쇄·에칭을 제외한 대다수 공정을 외부 협력사에 맡겨 투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커버유리는 렌즈테크·후지크리스탈 등 기존 중국 유리 가공업체로부터 공급받는다. 코닝 고릴라 유리를 사용해 시트 타입이 아닌 셀 타입 기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진이 GFF 시장에서 수율을 앞세워 선두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G1 시장에서도 선발 업체인 멜파스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G1 칩을 독자 개발한 멜파스는 이르면 3월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일진은 G1에 이어 G2까지 아우르는 커버 일체형 TSP 시장을 모두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진디스플레이가 연내 G1 양산 체제를 구축한 뒤 내년에는 G2 투자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일체형 TSP 시장에서 복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커버 일체형 TSP 사업에 먼저 나선 삼성광통신·멜파스에 이어 협력사를 조기에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일진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커버 일체형 TSP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했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선 양산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G1은 커버유리에 ITO 한 층만 올려 멀티터치를 구현한 TSP로 올 하반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상용 기술로는 4인치 이하 화면만 제조할 수 있고, 멀티터치도 2포인트만 지원해 중저가 스마트폰에 적합하다. 다만 ITO층을 2개 쌓는 G2 방식보다 공정이 단순하고, 원가 경쟁력이 탁월하다. G2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일진디스플레이는 TSP 사업 덕분에 전년 대비 188% 성장한 328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49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용어설명
일체형 터치스크린패널(TSP)=TSP에서 손가락을 인식하기 위해 두 개의 센서(ITO) 층이 필요하다. ITO 센서는 유리에 증착하거나 필름에 인쇄하는 식으로 구현된다. 필름 부착방식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혹은 커버에 센서를 일체화한 제품을 일체형 TSP라고 한다. 커버 일체형 터치는 센서층 수에 따라 G2, G1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