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문화다】최정석 보라매병원 정신과 교수

“게임을 하는 학생들이 모두 폭력적으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최정석 보라매병원 정신과 교수는 “인터넷은 우리 일상 생활의 한 부분으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지금은 극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09년 3월 개원한 보라매병원 중독센터에서 알콜·금연·도박·게임/인터넷 4대 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그는 게임중독은 치료를 해도 재발이 잘 된다면서 게임을 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포츠 등) 다른 것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독센터를 찾는 이들의 경향은.

▲최근 도박과 게임과 같은 행위중독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임과 도박은 행동억제가 안 됩니다. 중독에 빠지면 점점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됩니다. 게임의 종류를 바꿔보는 것도 게임중독 치료의 한 방법입니다.

-중독의 증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불안해지거나 예민해지는 금단현상입니다. 둘째는 학업성적과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면서 사회생활 유지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내성도 생깁니다. 쉽게 만족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도박은 빈도가 늘고 게임 이용시간도 늘어납니다.

-중독에 빠진 이들의 신체적 특징은.

▲중독에 빠지면 뇌기능에 변화가 나타납니다. 도파민 분비와 관련된 부위(쾌락중추)에 변화가 생기죠. 더 강한 자극을 느끼려고 합니다. 민감도와 반응성이 평상시보다 떨어집니다. 도파민이 너무 많이 분비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뇌의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중독을 치료하는 방안은.

▲중독 문제가 나타나면 자신의 의지로만 해결할 수 없습니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특히 가족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공감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 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스포츠 등 게임 이외에 즐길 수 있는 대안활동을 마련해 주는 배려도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는.

▲개인 성격일 수도 있고, 우울증 같은 동반질환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간 마찰을 피하기 위한 도피처로 게임을 찾는 경우도 있지요. 한 대학생은 게임에 빠진 후 대인기피증과 사회불안증으로 고생했지만 약물치료와 부모의 도움으로 6개월 만에 조절력이 생겼습니다.

-게임별로 중독성에 차이가 있나요.

▲MMORPG가 중독성이 제일 강합니다. 게임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 속에서는 지위가 올라가고 아이템 획득도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일인칭슈팅게임(FPS)입니다. 스포츠와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