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사업자들이 콘텐츠와 함께 4D영화관(입체영상과 함께 의자가 움직이거나 진동·바람·냄새 등을 느낄 수 있는 영화관) 구축 시스템을 판매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4D 콘텐츠를 제작한 뒤 4D 영화 시스템 기술까지 판매하는 방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디플렉스, 레드로버 등 4D 영화관 구축 시스템 업체들은 올해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펼친다. CGV·롯데시네마 등 대형 영화관들이 4D 콘텐츠 배급과 동시에 영화관 구축에 나서고 있는데다 해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시네마 4D 영화관 시스템을 독점 구축하고 있는 레드로버는 올해 국내에만 10곳 이상 4D 영화관을 시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광학 3D 모니터를 개발·판매하다가 애니메이션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근에는 영상에 맞춰 특수장치가 사용되는 4D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까지 독자 개발했다.
이 회사가 캐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툰박스와 공동으로 만들어 올해 개봉할 예정인 `더 넛잡`은 4D로 만들어져 영화 수출과 동시에 4D 영화관까지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4D 영화의 본산인 미국 시장은 물론이고 아직 4D 영화관이 상용화 되지 않은 베트남 등지 극장 사업자와 공급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CJ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4D 영화관 시스템 계열사 포디플렉스 대표로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가지고 있는 CJ파워캐스트 이호승 대표를 겸직시켰다. 역시 국내 최대 영화배급사 CGV의 콘텐츠와 영화관 구축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CGV는 지난 2010년 벤처기업 시뮬라인에서 4D 영화관 사업부를 인수해 포디플렉스를 만들었다.
이미 전국 CGV 13곳에서 `4D플렉스` 영화관을 구축, 지난해 매출액은 약 160억원을 올렸다. 전국 CGV 85개 영화관 중 3분의 1만 4D 영화관으로 구축해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나아가 CGV와 포디플렉스는 함께 중국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멕시코 대형 극장사업자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4D시스템 시설 비용은 객석 100석당 약 10억원가량이라 좋은 수입원이 된다”며 “콘텐츠 판매와 극장 시설 구축을 동시에 해 일석이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