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반도체 사내이사로 선임돼 하이닉스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13일 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표결 끝에 통과됐다.
![하이닉스 임시주주총회가 13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찬성 41.92%, 반대 15.89%로 하이닉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연합뉴스>](https://img.etnews.com/photonews/1202/244900_20120213182744_330_0002.jpg)
이날 권오철 하이닉스 주주총회 의장이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발표하자 이지수 좋은기업지배연구소 변호사는 개인주주 자격으로 발언권을 얻어 “최 회장은 과거 분식회계 연루와 현재 형사재판에 기소된 상태로 사내이사로 부적합하다”며 선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소액주주 일부가 잇따라 발언권을 신청,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표결을 요구해 결국 찬반 투표로 진행됐다. 거수로 진행된 표결에서 전체 주식 수의 48.1%가 찬성하고 19.71%가 반대해 최종 선임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 앞서 지난 10일 하이닉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요청으로 열린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회의에서는 최 회장의 이사 선임에 `중립 의견`을 냈다. 관련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냈던 정부 측 전문위원 두 명은 사의를 표명했다.
최 회장 외에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과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포함해 5명의 사외이사 안건은 별다른 이견 없이 통과됐다.
권오철 사장은 “반도체사업은 치열한 영역으로 대규모 투자와 대주주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가 중요한데 과거 대주주의 후원 없이 진행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이번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대주주의 강력한 후원의지가 반영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하이닉스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이 통과됨에 따라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에 필요한 법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에 구성된 하이닉스 신규 이사진은 14일 첫 이사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하이닉스를 이끌어갈 대표이사를 결정하게 된다. 최태원 회장도 14일 이사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SK와 하이닉스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권오철 현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 체제를 구성, 그룹 총수로서 직접 경영을 책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 가지 안으로 검토됐던 회사명도 `SK하이닉스`로 사실상 굳어졌으며, 다음 달 23일 개최되는 하이닉스 정기주총에서 승인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