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는 현금을 어떻게 써야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자사주 취득이나 배당금 지급에 소극적인 애플은 CEO까지 직접 나서서 투자자 달래기에 들어갔다.
팀 쿡 애플 CEO는 15일 골드만삭스 주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정보기술 콘퍼런스에 참석해 “애플이 막대한 현금을 갖고 있지만 이를 신중하면서도 주주 이익에 최대한 부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애플의 현금 자산 보유금액은 현재 1000억달러에 육박한다. 한화로 112조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매년 천문학적 이익을 내면서 현금이 쌓인 덕분이다. 인수합병 등 목돈이 들어가는 일도 없었다.
쿡 CEO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것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이를 어떻게 쓸 지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투자를 하고도 남을 현금을 갖고 있지만 사업 유지에는 여전히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애플이 주가 500달러를 돌파한 이후 배당이나 유상증자를 한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는 26%가 올랐으며 15일 새벽 마감된 뉴욕 증시에서도 아이패드 신제품 기대감에 힘입어 최고가인 509.46달러를 기록했다.
쿡 CEO는 컨퍼런스에서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애플 중국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의식한 발언도 꺼냈다. 애플이 공급업체 근로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해명했다.
쿡 CEO는 “모든 노동자가 공평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며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며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임금을 받고 업무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기업과는 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성년자 노동 착취를 `혐오스럽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경계했다. 그는 “애플 하청업체에서 이런 일은 드물며 만약 미성년자에게 노동을 시키는 업체가 있다면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애플은 미 공정노동위원회에 중국 폭스콘 공장 등 자사 부품업체의 노동환경을 조사하도록 의뢰한 상태다. 위원회는 중국 선전과 청두 소재 폭스콘 공장 특별 감사 계획을 발표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