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에 빨간 불이 들어오자 보안 관제사들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이곳은 SK 계열사를 포함해 1000여개 기관·기업의 보안 위협을 감지 및 대응하는 SK C&C의 비밀기지 `유-서트(u-Cert)`다. 하루 평균 40억건의 공격 가능성을 탐지해내는 이곳은 국내 최대 고객 수를 보유한 통합 보안 관제 센터다. 지난 2009년 DDoS 공격 사태 때에도 이곳에서 관제하는 기업 및 기관은 단 한곳도 뚫리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전언이다.
SK C&C 자회사 인포섹이 운영하는 유-서트는 분당 SK C&C 본사 건물 U타워 5층에 자리 잡고 있다. 손영우 인포섹 관제사업본부 팀장은 “웹 기반 실시간 통합 관제 시스템으로 기업의 시스템과 네트워크 보안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관제를 담당하는 만큼 이곳의 건물보안은 철저하다. 출입카드를 찍고 CCTV가 달린 복도를 지나 이중으로 차단된 철문을 통과해야만 내부 진입이 가능하다. 벽 한 면 전체를 가득 메운 대형 화면에는 수많은 목록이 눈에 들어온다. 일부 시스템에 보안을 위협하는 이상 징후가 있다는 붉은 색 신호도 간간이 깜빡인다.
책상 위 각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열댓 명의 특수 보안요원은 SK가 자부하는 국내 최고 수준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며 보안 위협을 실시간 감지한다.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고도의 `분석` 전문 수석요원들도 별도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는 전문 해커도 있다.
하루에 탐지되는 수십억건의 이상 징후 가운데 인위적 공격으로 추정되는 150~300개 징후에는 실제 대응을 한다. 즉시 원격에서 접근 통제 규칙을 바꾸고 담당자에게 문자로 이 사실을 통보하는 것부터 문제 파악, 대응 및 보고서 작성까지 순식간에 일사천리로 이뤄진다.
손 팀장은 “최근의 DDoS 공격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때문에 시스템과 네트워크 등 전 IT인프라에 걸쳐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를 살펴야만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보안관제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다. 센터는 보안 정책부터 시스템 구축과 운영, 침해대응까지 한번에 제공한다.
손 팀장은 “통합보안관제서비스는 실제 해킹공격이 있을 때 재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실력이지만 유-서트의 진정한 힘은 고객 보안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유-서트 보안 요원이 평상시 기업의 서버, 네트워크 장비, 홈페이지 등에 대한 취약점 진단과 모의해킹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이유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