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WRC-12`는 전파 정책 나침반

주파수 700메가헤르츠(㎒)대역의 쓰임새가 `이동통신`으로 큰 흐름을 잡았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8일까지(현지시각) 27일간 제네바에서 열린 `2012년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가 내린 결론이다. 국제전기통신엽합(ITU)이 제1 지역으로 구분한 유럽·중동·아프리카가 이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기로 했다.

세 지역이 2년 정도 준비하면 2015년부터 700㎒로 한결 쉽게 국제이동통신(IMT) 체계를 구현할 전망이다. 700㎒대역이 2.1기가헤르츠(㎓)대역처럼 세계에 두루 통할 이동통신용 주파수로 떠올랐다. 21.4~22㎓대역에서 울트라고선명(UHD)TV와 3차원(D)TV 같은 차세대 위성방송용 주파수 폭 700㎒를 확보하기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차세대 방송 채널 30여개를 새로 열 수 있는 규모다.

WRC-12의 결정을 국내 전파(주파수) 정책 나침반으로 활용해야겠다. 인류가 세계 어디서나 쉽게 통신하기 위한 주파수 할당 취지를 거스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세계 흐름을 타는 게 마땅하다. 특히 700㎒대역을 방송용으로 고수하려는 국내 방송계를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이 대역을 UHDTV 같은 차세대 방송에 쓰겠다던 방송계의 시선을 21.4~22㎓대역으로 옮겨내는 작업이 요구된다. 정책 당국이 적극적으로 `700㎒대역 주파수를 회수·재배치할 필요성`을 설명할 일이다.

방송사업자는 나라와 국제 전파 자원의 효율적인 쓰임새를 위해 대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700㎒대역을 사사로운 기득권으로 여기지 말라는 뜻이다. 공공복리에 도움이 될 `전파 이용의 책임`이 무겁다는 사실을 각인해야 한다. 디지털 방송과 이동통신기술 발전에 걸맞을 새 전파 이용계획을 짤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