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가 앞에서는 기술 자랑보다 시장성 설득에 주력하라.”
이동희 펜타크리드 대표는 22일 자신의 경영학과 박사학위 논문 `국내 벤처캐피털의 IT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결정 요인에 관한 연구`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논문은 국내 벤처투자 전문가 144인에 대한 설문 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가는 투자를 결정할 때 벤처기업 제품과 서비스가 공략하는 시장 규모나 예상 수요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인수합병이나 상장 등 투자 회수에 이런 시장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경영진 자질을 뜻하는 경영자·팀 특성과 재무 건전도 등 재무 특성도 뒤를 이어 고려하는 요인이다. 인수합병의 경우엔 기업 재무 특성이, 상장의 경우엔 시장 특성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벤처 투자는 주로 5억 이하 규모에서 1~3개월 정도 의사결정 기간을 거쳐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 및 서비스 기획 단계보다는 시제품 생산 단계나 매출 발생 단계에서 주로 투자를 집행했다. 자금이 절실한 스타트업보다는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에 투자가 몰리는 것. 자금 회수를 중시하는 국내 벤처투자 문화를 보여준다.
반면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투자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창업자는 기술과 제품 우수성보다는 시장 잠재성을 보여주는 것이 투자자 설득에 도움이 된다”며 “투자 결정 과정에 대한 실증적 연구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