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 해킹, 좌시하지 않겠다”

美, 국가안보국(NSA) 대응 전략 수립해 검거 나설 顚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해킹그룹 어나니머스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향후 1~2년 내에 사이버공격을 통해 대규모 정전사태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케이스 알렉산더 NSA 국장이 최근 백악관에서 안보 관련 비공개 회의를 갖고 `어나니머스가 미국에 제한적인 정전사태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NSA는 어나니머스가 사이버공격을 통해 컴퓨터 네트워크나 시스템에만 손상을 입힐 것이라는 제한적인 우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했었다. 하지만 이 날은 전력망 등 국가 기간시설을 공격당할 가능성을 열어 둬 어나니머스 능력에 대한 연방정부 내의 불편함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어나니머스는 사이버공격을 통해 일반 기업과 정부조직 등을 놀라게 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갈수록 공격 강도가 강해지고 대상도 확대되고 있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전력망 공격 가능성에 대해 미 전력산업 관계자들은 “미국 전력망은 이 같은 공격에 대비해 예비망을 가지고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지만 일시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어나니머스 측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어나니머스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력망을 차단해야 할 이유도 없고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며 “정부가 오히려 국민이 공포심을 갖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NSA가 본격적으로 어나니머스 일망타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어나니머스는 NSA와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만으로 지난달 미 방위산업체인 맨테크 인터내셔널에 대해 사이버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NSA에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주로 해킹했다. NSA측의 한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약 100억달러가량으로 잡혀 있는데 이들을 검거하는데 상당부문 비용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