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땅에 몸을 숨겼던 새싹이 움트듯, 겨울과 봄은 변화와 대립의 상징이다. 이 작은 생명 하나에 상대적이면서 공존하고 있는 세상 만사의 이치가 담긴 것은 아닐까.
바깥 공기가 아직 스산한 2012년 2월, 사진작가 노상현이 개인 사진전 망상(delusion)을 통해 뉴질랜드의 대자연 속에서 느낀 감정을 전한다.
작가 노상현은 작품을 통해 세상의 이중적인 상대성, 사회가 가진 갈등과 대립의 허무함이 결국 이것이나 저것 둘 중 한가지뿐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대립적인 모습들이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생각은 몽환적이면서도 암울한 느낌으로 표현된 ‘흔들림’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자각과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지속성, 정답은 없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삶과 시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표현했다.
거대한 자연 속 에 한 인간의 망연(茫然)함을 느낀 작가 본인의 고뇌를 흔들린 표상으로 표현한 이번 전시회는 흔들림의 미학을 잘 표현했다는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정지되지 않은 흔들린 사물을 사진에 담아냄으로써 흐르는 시간을 표출(表出)해 냈으며,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몽환적이고 암울한 감정이 작가 특유의 색감으로 나타난다는 것.
노상현 작가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삶을 이루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인간의 운명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사진전에 ‘모든 것은 흘러간다’는 의미를 담은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1973년 출생한 사진작가 노상현은 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디자인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민대 디자인 대학원 주얼리디자인학과를 석사 졸업했다. 2010년부터 매년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 사진전을 열고 있다.
[노상현 사진展: 망상(delusion)]
장소: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관
기간: 2012.02.22.~02.28.
전자신문미디어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