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이 이용자 개인정보에 과도하게 접근, 약관에 명시되지 않은 범위에서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SNS 사이트 페이스북은 가입자의 문자메시지를 관찰하고 인터넷 활용을 추적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26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이 이용자 문자메시지를 관찰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용자 문자메시지는 물론이고 저장된 연락처, 접속한 브라우저 페이지, 이용자 로그인 위치 등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를 협력업체 서드파티와 광고업체 등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은 “회원의 문자메시지를 읽고 있지 않다”며 즉각 반발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새로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위해 문자메시지 읽기와 쓰기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며 “이는 이용약관에도 허가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컬은 페이스북이 연방도청법(Federal Wiretap Act) 위반혐의로 피소됐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미국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최고경영자(CEO) 피터 앵겔로스 등 2명이다. 이들은 이용자가 페이스북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을 때에도 인터넷 활동을 추적해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 `플리커`, 데이트 앱 `바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등도 논란에 휘말렸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앱을 다운받아 설치할 경우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문자메시지, 사진, 동영상 보관함 등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이용약관에 반영해 두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들은 대부분 이 같은 내용을 모르고 약관을 승인한다는 지적이다.
선데이타임스는 테니스 저글링 게임 등 일부 게임 앱은 이용자 전화도 엿듣는 도청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SNS 앱을 다운받는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도가 낮고 이용약관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인터넷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최근 조사에서 스마트폰 이용자 70%가 앱 다운로드 시 이용약관을 읽지 않는다는 밝혔다고 발표했다.
국제인권단체 PI의 엠마 드라퍼는 “개인정보는 값비싼 상품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더 많이 소유하려 할 것”이라며 주의를 촉구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