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규모 스프린트-메트로PCS 합병 무산

스프린트와 메트로PCS의 합병이 성사 직전에 깨졌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AT&T의 T모바일 인수 불발에 이어 미국 이동통신업계 빅딜이 또 무산됐다.

두 회사 합병은 댄 핫세 스프린트 CEO의 승인을 받아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스프린트 이사회가 이를 거부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스프린트는 양사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했다.

스프리트는 메트로PCS 주주에게 30% 프리미엄을 주기 위해 80억달러(약 9조350억원)의 자금을 준비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스프린트는 메트로PCS 가입자 930만명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 스프린트 가입자는 현재 5500만명 수준이다.

CNBC는 “한 달 이상 협상 과정을 거쳐 CEO까지 승낙한 합병을 이사회가 왜 거절했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사회와 핫세 CEO의 갈등을 원인으로 추측했다.

크리스토퍼 킹 스티펠니콜라스앤코 애널리스트는 “합병 실패는 핫세 CEO가 이사회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CEO와 이사회의 의견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핫세 CEO의 공신력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킹 애널리스트는 “스프린트가 이번 인수 실패로 메트로PCS 경쟁사인 리프와이어리스인터내셔널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