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LG `윈도폰 동맹` 깨질 위기…OEM 협력사 선정 갈등

마이크로소프트(MS)와 LG전자의 `윈도폰 동맹`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차세대 스마트폰 `윈도폰8` 개발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LG전자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협력사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 3위 휴대폰업체 LG전자가 윈도폰 진영에서 빠지면 MS 윈도폰 세몰이 전략은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기자와 만나 “MS가 최근 내정한 윈도폰8 OEM 협력사에 LG전자는 아직 포함되지 않은 상태”라며 “MWC 기간 동안 (윈도폰8 참여 방안을 놓고) MS와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윈도폰8는 차세대 운용체계(OS) `윈도8`를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내년께 처음 출시한다. `윈도8`를 도입한 PC, 스마트패드와 완벽하게 호환돼 MS의 PC시장 주도권을 모바일에도 구현할 수 있는 기대작이다.

MS는 최근 윈도폰8를 먼저 개발할 OEM 제조사 7~9개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윈도폰8 협력사로는 노키아, 삼성전자, HTC, 후지쯔, 소니에릭슨, ZTE, 에이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폰7까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온 LG전자가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개발 모델 수 등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LG전자는 MS와 이 문제로 갈등을 빚자 미국에 파견했던 윈도폰8 개발 프로젝트팀을 본사로 불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MWC 2012에도 윈도폰과 윈도 스마트패드를 단 한 종도 선보이지 않아 MS와 불편한 관계를 시사했다.

MS는 이달 29일 MWC 전시회에서 `윈도8` 컨슈머 프리뷰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 자리에서 윈도폰8 첫 번째 OEM 협력사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뉴스의 눈

MS와 LG전자가 결별하면 양쪽 모두 치명적이다. MS는 윈도폰 부활을 위해 휴대폰 메이저인 LG전자와 연대가 필요하다. 독자 OS가 없는 LG전자 역시 안드로이드 종속을 견제하기 위해 MS와 협력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가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그동안 저조한 윈도폰 판매를 놓고 `네 탓 논쟁`이 감정싸움으로 번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용 `망고폰`을 개발하다 중도에 포기하고 아예 출시를 백지화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바다폰`보다 판매가 저조한 상황에서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MS는 제조사가 다양한 모델을 내놓지 않는 게 불만이었다. 결국 신제품 모델 확대를 바라는 MS와 시장성을 검증하겠다는 LG가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

MS가 윈도폰 개발에 소극적인 윈도폰 진영에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일종의 액션이라는 분석도 있다. LG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도 윈도폰 개발에 소극적인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MS와 LG가 양쪽 모두 실익이 없는 갈등을 이른 시일 내 봉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때문에 “여전히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국MS 관계자는 “(LG뿐만 아니라) 여러 업체와 협력관계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양쪽이 원만하게 합의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OS 종속 리스크`에 빠진 국내 제조사의 구조적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취재팀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