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이동통신 요금 질서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기존 요금보다 훨씬 싼 상품이 나왔고, 기본료가 아예 없는 사례도 등장했다. 한 대 요금으로 단말기 세 대까지 이용 가능한 아이디어 상품도 눈길을 끈다.
일본 대형 전자 양판점업체 요도바시카메라는 내달 1일부터 `기본료 제로` 데이터통신 상품을 내놓는다. 요금은 종량제로 1MB당 37.8엔이다. 3780엔에 해당하는 100MB가 넘으면 이용 가능 데이터를 1GB까지 늘려준다.
이 상품은 가장 큰 특징은 쓰는 만큼 비용을 낸다는 점이다. 장기 출장 등의 이유로 한 달 동안 데이터통신을 쓰지 않으면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데이터통신을 적게 쓰는 사람은 돈도 적게 내니 합리적이다.
이 달에도 MVNO의 독특한 데이터통신 상품이 쏟아졌다. 속도를 낮추거나 이용 시간을 제한해 가격을 파격적으로 할인했다. 여러 대 단말기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 가능한 상품도 있다.
니혼통신은 월 1560엔에 데이터통신을 무제한 쓸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이동통신사의 데이터통신 요금이 대략 4500엔 수준이니 할인율은 65%를 웃돈다. 가격이 싼 대신 통신 속도가 약간 느리다. 지난해 6월에는 이온이 100kbps 속도의 무제한 상품을 980엔에 내놓기도 했다.
NEC빅그로브는 이용 시간을 제한했다. 오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지만 요금은 1770엔에 불과하다. IIJ는 세 대까지 이용할 수 있는 1GB 상품을 발표했다. 단말기를 여러 대 갖고 있는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은 고객을 끌어들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MVNO 가입 계약은 408만건에 이른다.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아이액세스에 필적하는 수치다. 지금은 이동통신사 네트워크 방식이 달라 MVNO 선택의 폭이 좁지만 롱텀에벌루션(LTE)으로 통일되면 문제가 해결된다.
◇최근 등장한 독특한 MVNO 상품
자료:각사 종합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