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스피어]디지털 큐레이션 "어렵지 않아요~"](https://img.etnews.com/photonews/1203/252846_20120305190920_736_0001.jpg)
이학준 블로그 학주니닷컴(http://poem23.com)운영 poem233@gmail.com
요즘 `디지털 큐레이션`이 화두다. 미술관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을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에서 나온 말이다. 디지털 영역의 정보를 잘 취합, 정리해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이다.
인터넷에 워낙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나하나 다 볼 수 없다.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를 분간할 수도 없다. 유익한 정보만 쏙쏙 뽑아 입에 넣어주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디지털 큐레이션, 큐레이터가 각광을 받는 이유다. 관련 책 출간과 블로그 포스트, 기사도 많아졌다. 사진 공유 서비스인 `핀터레스트`와 같은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도 등장했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는 이전에 있었다. 메타 블로그 서비스가 그렇다.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 `믹시`, `다음뷰` 등이다. 수많은 블로그 포스트 중 인기있는 것을 집단지성을 이용해 추린다. 디지털 큐레이션은 전문가 개인 혹은 집단이, 메타 블로그는 추천 등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선별, 정리하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인기 있는 포스트라고 다 유익하고 정확한 정보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네이버 오픈케스트도 디지털 큐레이션 개념을 구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캐스트에 정보 링크를 넣어 제공한다. 물론 네이버 안에 있다는 이유로, 자기 취향만 맞춘 정보나 자기 블로그 소개 용도로 많이 쓰인다는 이유로 디지털 큐레이션으로 인정받지 못할 뿐이다.
메타 블로그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블로거들은 자기 블로그의 RSS를 등록해 운영하면서, 메타 블로그 서비스 운영자들이 직접 돌아다니며 링크를 따와 등록한다. 직접 돌아다니며 유익한 정보만 끌어와 자신의 메타 블로그 서비스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디지털 큐레이션 개념과 비슷하다.
구글 검색도 어떻게 보면 이런 역할을 한다. 페이지랭크를 비롯한 구글 검색 알고리즘은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된 정보를 상위에 올려놓는다. 검색어로 제한됐으나 일종의 디지털 큐레이션이다. 전문가가 아닌 기계적 알고리즘이 큐레이션을 한다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디지털 큐레이션이 구글 검색 결과를 2차 분류하는 것이라고 보면 범위가 너무 넓긴 하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디지털 큐레이션 개념에 맞게 운영하는 사람도 많다. 페이지 하나를 만들 개념에 맞는 정보 중 쓸 만한 정보만 계속 올린다. 페이지뿐 만이 아니라 프로필도 이렇게 운영할 수 있다.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친구를 맺는 정도가 제한적일 뿐 모두 디지털 큐레이션이다.
이미 구현된 디지털 큐레이션이 마치 새 개념처럼 둔갑된 게 좀 재미있기도 하다. 아마도 시대가 이런 것을 요구하니 다시 각광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디지털 큐레이션은 이런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다. 그런데 이미 있던 개념이라는 점에서 너무 어렵게 접근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