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프랑스텔레콤은 획기적인 스마트폰 요금제를 내놨다. 14달러짜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것. 기존 요금제가 50달러를 훌쩍 넘었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하지만 이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접속할 수 없다. 일종의 `조건부` 무제한 요금제인 셈이다. 대신 타 사이트에 접속할 때는 분당 약 70센트를 과금해 한 달에 20분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세계 이동통신업체가 조건부 스마트폰 요금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트래픽이 과다하게 몰리는 사이트에 접속할 때만 과금을 하거나 제한적인 요금제를 내놓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 중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이통사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한 데 이어 각국 이통사도 관련 요금제를 폐지하거나 선택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이통사 투르크셀은 이달부터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람에게 약 2달러의 요금을 받기로 했다. 수레야 시리프 투르크셀 CEO는 “먹통같이 느린 모바일 인터넷에 질렸다”며 “무조건 네트워크를 열기보다는 비용을 받고 재투자를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투르크셀은 터키의 타 SNS 접속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폴란드도 마찬가지다. 폴란드 이통사 플레이는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고객에게 첫 접속할 때에만 돈을 받고 무제한으로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이에 비해 타 사이트 접속에는 과금 체계를 엄격히 나눴다.
네덜란드에 진출한 T모바일과 보다폰은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완전히 폐지했다.
프랑스텔레콤의 자회사인 오렌지의 피에르 루에트 CEO는 “유럽 소비자들은 미국처럼 돈을 더 많이 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해 3대 이통사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모두 폐지했다.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등은 기가바이트당 사용료를 받고 있다. AT&T 존 도노반 네트워크 총괄은 “이통사와 인터넷사업자가 서로 의논해 `창의적`으로 과금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모바일 인터넷 망이 전기처럼 무한정 나올 수 있는 공공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인터넷 대비 모바일 트래픽 비율 추이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