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에서 차이나 파워 쑥쑥

게임 산업에서 `차이나 파워`가 거세다.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차이나머니`의 급격한 성장으로 `짝퉁`이 아닌 `메이드인차이나` 게임 대우나 수준도 달라졌다. 중국의 영향력이 전 방위로 강해졌다는 방증이다.

이달 말 중국 심천에서 개최되는 텐센트 게임발표회를 앞두고 게임업계가 설왕설래 중이다. 중국 내 1위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올해 주력으로 삼은 게임을 발표하는 자리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을 비롯해 국내 게임사들의 게임들이 주요 라인업으로 공개된다.

MMORPG·액션RPG·스포츠게임 장르별로 공개되는 이 행사에 초청된 게임사들은 최신 동영상 제작 및 발표 준비로 분주하다. 국제적 게임박람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개최되는 게임발표회에 쏠리는 관심으로는 이례적이다.

◇`중국 때문에` 국내 게임사 순위 달라졌다=텐센트 게임발표회에 쏠리는 관심은 중국 시장에 거는 국내 게임사들의 기대를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해 네오위즈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중국 로열티 매출로 국내 상장사 기준 1위와 3위로 순위를 바꿨다.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300만명 이상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면서 네오위즈게임즈의 해외 실적을 견인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1·2가 샨다에서 텐센트로 퍼블리셔가 교체되면서 중국에서 사실상 수익을 거두기 어려웠다.

국내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넥슨의 실적도 중국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일본의 성장세가 멈춘 상황에서 중국은 전년대비 52%가 성장하면서 5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중견게임사들도 중국 시장 성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3`를 재런칭했고, 드래곤플라이는 대표작 `스페셜포스2` 중국 런칭을 앞두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지난해 게임하이의 `서든어택`이 중국 시장에 재도전 후 참패를 겪은 뒤라 더욱 조심스럽다. 웹젠도 텐센트를 통해 `C9` `배터리 온라인`의 연내 실적 반영을 기대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하거나 30여명 상당의 대규모 중국 현지화 지원 팀을 꾸리는 일도 늘었다.

◇`메이드인차이나`에 `차이나머니`까지=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중국 게임은 신작 출시가 지연되는 국내 게임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대작 MMORPG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웹게임부터 성인용 무협게임까지 중국이 `게임공장`이 됐다.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대기업부터 중견게임사까지 중국 게임을 수입하지 않은 개발사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계약금에 축적된 서비스로 누적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도 “시스템화가 가능한 중급 롤플레잉게임(RPG)는 중국이 잘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게임업계에서 그래픽, 상담 등은 중국이 주요 외주사업을 맡고 있다.

중국은 게임사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국내 시장에 재투자하면서 발 빠르게 게임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텐센트가 이미 캡스톤을 통해 7곳의 게임사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외에도 올엠, 엔에스이엔터테인먼트, 버티고우게임즈 등도 추가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유, 쿤룬, 샨다 다른 중국 게임사도 국내 창투사와 수백억 단위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투자와 함께 개발초기부터 우수한 게임 판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민용재 와이제이엠 대표는 “정부나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해외 자금 유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중국 자본 유치에 적극적”이라면서 “게임 수준도 중국게임사들은 이미 국내 개발사들을 많이 따라잡았다"면서 중소 게임사나 스타트업을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이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