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전자정부

전자정부는 정보기술을 이용해 행정 업무를 혁신하고 수요자 중심의 행정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정보사회의 정부다.

UN이 192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전자정부 수준을 평가해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2010년에 이어 다시 1위다. 이른바 `UN 전자정부 지수`서 1위를 차재했다는 얘기다.

전자정부 지수는 전자정부 이용 역량과 의지, 온라인 정책참여 수준 등을 평가한다. 대표격인 `전자정부 발전지수`는 웹 측정지수, 정보통신 인프라지수, 인적자본지수 합으로 순위를 정한다.

2연패다. 지난 2010년 1월 발표 후 전자정부 인프라는 우리나라 차세대 수출 상품으로 도약했다. 2010년 수출규모가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며 1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는 58% 증가하며 2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3억달러, 향후 5년 25억달러가 우리 수출 목표다.

지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정부 내 우려가 많았다. 2회 연속 1위가 쉽지 않았다. 2005년 1위 미국은 다음 평가(2008년)에서 4위로, 2008년 1위 스웨덴은 2010년 12위로 추락했다. 2010년 3위 캐나다는 올해 11위로 내려앉았다.

큰 폭의 순위 변화 배경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평가기준 변경이다. UN은 매번 평가 대상과 항목을 바꾼다. 올해는 대상에 외교·환경 두 분야를 추가했다. 평가기관도 바꿨다. 공신력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나머지 한 가지 이유가 흥미롭다. `방심`이다. 한차례 우수한 성적을 내면 투자를 소홀히 하고, 그것이 평가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땠을까. 정보화 예산 추이만 보면, 방심과는 거리가 있다. MB정부 들어 정보화 예산은 16조4000억원으로, 참여정부 5년 15조3700억원보다 1조원가량 많다. 연평균 2000억원 증가한 셈이다.

최근 ICT거버넌스 논의가 한창이다. 4년여 전이 떠오른다. ICT가 각 산업에 스며들어서 독임부처(정보통신부)가 필요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고 곧 가시화됐다. 예산은 줄었고, 전문가는 사라졌다. ICT가 언론에 나오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애플·구글이 득세하기 전까지의 일이다.

방심이었다. `이 정도면 됐다`란 안도의 결과였다. 이제는 깨닫고 반성해야 한다. 해법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ICT 강국` 영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