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앤펀】생활 속 저작권이야기

Q:기존에 발간된 책이나 간행물 제목과 동일한 제목을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일까?

자신이 창작한 소설을 발간하려고 하는 G씨는 서점에 가보면 비슷비슷한 제목의 소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의 소설과 동일한 제목을 사용하는 소설이 있을 경우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을까?

A:소설 제목인 제호의 경우에는 저작권법상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되지 못한다. 다만,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자가 저작자의 허락 없이 제호를 변경할 시 저작인격권 침해가 성립된다.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저작물성이 인정돼야 한다. 소설은 저작권법상 어문저작물로서 보호된다. 그러나 소설 제목인 제호의 경우에는 저작권법상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되지 못한다.

법원의 판례를 살펴보면, “저작물의 제목, 즉 제호 자체는 저작물의 표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저작물과 분리하여 독립적인 사상, 감정의 창작적 표현이라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1996.8.23. 선고 96다273 판결).

그러나 저작권법은 저작자에게 그의 저작물의 내용·형식 및 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로서 동일성유지권을 인정하고 있다(법 제13조 제1항). 따라서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자가 저작자의 허락 없이 소설 제호를 변경하게 되면 저작인격권 침해가 성립하게 된다.

제호에 대한 다른 법령의 보호를 살펴보면, 상표법에 의한 상표로서의 보호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부정경쟁행위로서의 보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의 법적 보호는 특별한 경우에 한해 보호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즉, 상표법은 서적류의 제호에 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저작물의 창작물로서의 명칭 내지는 그 내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창작물을 출판하고 제조, 판매하고자 하는 자는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서 품질을 나타내는 보통명칭 또는 관용상표와 같은 성격을 가지는 것이어서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타인의 등록상표를 정기간행물이나 시리즈물 제호로 사용하는 등 특별한 경우로서 실제 거래 시장에서 제호의 사용이 서적의 출처를 표시하는 식별표지로서 인식될 수 있는 경우, 상표권의 효력이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5.8.25. 선고 2005다22770 판결).

한편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제호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경우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제호에 부가적인 단어나 문장을 첨부해 이용하는 경우에는 혼동의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부정경쟁행위로 보지 않고 있다.(대법원2004. 7. 9. 선고 2002다56024 판결).

공동기획:한국저작권위원회·전자신문